[단독] 정의용, 맥 매스터 만나 “사드 배치 철회 절대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17.06.06 02:30

업데이트 2017.06.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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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지난 1~3일(현지시간) 1박3일간의 미국 방문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보고 누락을 둘러싼 한·미 간 오해를 긴급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5일 파악됐다.

긴박한 사드 물밑 외교전
방미 때 면담자리서 분명히 밝혀
“환경평가 절차도 염려 마라” 진화
보고 누락 조사 발표 서두른 것도
미국 우려 해소하려는 조치 해석

맥매스터

맥매스터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정 실장은 지난 1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새 정부가 사드 체계 배치를 철회하는 일은 절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통보했다”며 “면담시간 대부분을 할애해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적 조치가 왜 필요한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정 실장의 설명에 맥매스터 보좌관은 ‘자세히 설명을 해줘서 고맙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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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조야에선 문재인 정부가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이유로 사드 배치를 상당 기간 지연시킨 뒤 실제 사드 배치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확산돼 있었다고 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국방부의 사드 관련 보고 누락을 문제 삼으며 진상조사를 지시하자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는 거다. 결국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지시로 사드 보고 누락 진상조사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 미국에 급파됐다는 얘기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딕 더빈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를 면담한 자리에서 “사드와 관련한 나의 지시(진상조사)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이며, 기존 결정(주한미군 사드 배치)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간사이기도 한 더빈 원내총무는 당시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사드 비용 9억2300만 달러(약 1조300억원)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정 실장의 해명으로 미측이 우려를 해소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정 실장의 설명에 ‘동의(agree)’나 ‘지지(support)’라는 말 대신 한국 측의 입장을 ‘이해한다(understand)’는 외교적 수사를 쓴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정 실장의 발언에 대해 ‘이해하겠다’고는 했지만 실제 배치 절차가 지연될 경우 (정 실장의 설명과는 달리) 사드 철회 결정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기류가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가 얼마나 지연될지가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날 사드 보고 누락 의혹 최종 결과를 서둘러 발표하면서 굳이 이번 조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역시 미측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진상조사 지시 6일 만에 서둘러 내놓은 점, 사드 체계 전반에 대한 조사는 (청와대가 아닌) 국방부에 맡긴 점, 실무 책임자 외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에게 책임을 묻지 않은 점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3일 정 실장이 귀국하자마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하에 전병헌 정무수석까지 참석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환경평가 해도 성주포대 레이더 계속 가동

이런 점에서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이미 경북 성주 골프장에 배치돼 시험운용 중인 AN/TPY-2(X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계속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성주에 배치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환경영향평가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성주의 사드 레이더는 지난달 14일과 21일 각각 북한의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북극성-2형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탐지했다.

차세현·유지혜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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