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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사드 책임자들, 청와대 급히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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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5일 청와대에서 제임스 실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가운데)을 만났다. 정 실장은 “사드 배치 재검토 과정은 한·미 동맹의 정신에 입각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른쪽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5일 청와대에서 제임스 실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가운데)을 만났다. 정 실장은 “사드 배치 재검토 과정은 한·미 동맹의 정신에 입각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른쪽은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 청와대]

5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보고 누락’과 관련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건 오후 4시3분쯤이었다.

실링 미사일방어국장 정의용 면담 #“사드체계 설명, 오해 많다 보는 듯” #청와대 “한국 입장에 신뢰 표명”

이보다 3시간쯤 전인 오후 1시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제임스 실링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국장이 청와대를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유사시 사드 미사일의 발사 버튼을 누르는 지휘관이며, 현역 해군 중장인 실링 국장은 사드를 포함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의 밑그림을 그리는 인물이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청와대 한쪽에선 사드 체계 보고 누락의 책임을 묻고, 다른 쪽에선 미국 측 사드 책임자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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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 두 사람의 정 실장 면담 목적과 대화 내용에 대해 청와대 측은 “브룩스 사령관이 신임 정 실장에 대한 인사차 예방한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따로 잡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외교 소식통은 그러나 “실링 국장은 당초 성주골프장을 찾아 일부 배치된 사드 체계를 둘러보고 운용 병력을 격려하기 위해 방한했다”며 “그런데 브룩스 사령관의 요청에 따라 급하게 청와대 방문을 일정에 포함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도 “실링 국장이 정 실장과 면담한 가장 큰 목적은 사드 체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라며 “미국은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서 사드에 대한 오해가 많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에 따르면 실링 국장은 정 실장에게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이 성공적으로 마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훈련의 성과를 설명했다. 또 중국이 한반도의 사드 체계 배치에 반대하는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X밴드 레이더(AN/TPY-2)가 결코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들의 회동 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 실장이 ‘사드 관련 민주적·절차적 정당성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국내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자 브룩스 사령관과 실링 국장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또 “브룩스 사령관과 실링 국장은 주한미군 사드 체계의 일반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방부 주변에선 “제16회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마치고 5일 새벽 싱가포르에서 귀국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청와대에서 정 실장에게 회의 결과를 보고키로 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사드 보고 누락 논란을 증폭시켰던 지난달 28일 두 사람의 오찬 회동 이후 첫 대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샹그릴라 대화 관련 보고는 서면으로 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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