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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5개월 만에 파주에 AI 발생…군산 종계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 들여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파주시가 4일 오전 농림축산식품부ㆍ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파주시]

경기도 파주시가 4일 오전 농림축산식품부ㆍ경기도동물위생시험소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조류인플루엔자(AI)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파주시]

전북 군산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경기도 파주에서도 확인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파주 지역의 AI는 6년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 내 농장들도 5개월 만에 재입식을 추진하다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말부터 전국 양계 농장을 초토화한 AI로 경기도 내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3일 간이검사에서 AI 양성 반응 #군산 종계농장과 같은 H5N8형 예상 #전문가, 이제 AI 연중 방역대책 필요

경기도 방역 당국은 파주시 법원읍 소재 해당 농장은 지난달 23일 군산 종계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고, 지난 3일 간이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4일 밝혔다.

방역 당국은 3∼4일 밤사이 군산 종계 농장과 역학관계에 있는 해당 농장에서 키우던 토종닭과 오골계·칠면조 등 1600마리를 살처분하고 주변을 통제했다. 바이러스 타입은 이날 중 확인될 예정이며, 고병원성 여부는 6일께 판명될 전망이다. 방역 당국은 이 농장의 AI가 군산 종계 농장과 같은 H5N8형일 것으로 예상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해당 농가 반경 3km 내에는 닭 사육 농장이 없고, 10km 내에는 43개 농장에서 53만 마리를 사육 중이지만 이동제한 명령과 예찰소독을 강화하고 있어 확산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라며 “현재 해당 농가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방역활동을 함께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확실한 차단을 위해 파주 발생 농장 주변에 통제소 4곳을 설치하는 한편 해당 농장을 다녀간 사료·축산 차량이 있는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오골계·타조·칠면조 등 특수 가금류 농장과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주시는 이와 관련 이날 오전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가축위생방역 지원본부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대책회의를 했다. 김준태 파주시 부시장은 “전체 농가에 이동 제한을 명령하고 '1 농가 마다 1인 공무원 담당제 예찰'을 강화할 계획으로 축산 농가에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적으로 종계장 출하전 검사와 운반차량 소독 문제 등에 대한 준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백운기 한국조류학회 부회장은 “AI가 과거에는 겨울철을 중심으로 발생한 반면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연중 발생하는 패턴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주로 철새의 이동경로에 의해 AI가 전파된 반면 최근엔 종계농장에서 분양된 조류 등에 의해 다양한 방법으로 전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 부회장은 “이에 따라 우리 나라에서도 이제는 연중 AI 방역 대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전파 경로에 대한 예찰과 차단 대책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방역 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전국을 초토화한 AI 사태 때도 무풍지대였던 파주에서 AI가 발생하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시 경기 지역에는 지난해 11월 20일 양주시 백석읍의 한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14개 시군 123개 농장에서 AI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인근 농장까지 포함해 총 206개 농장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 1588만4000여 마리를 살처분했다. 경기도에서 사육하던 가금류 5400만 마리의 30% 수준이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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