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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 새 팔로워 240만 급증…트럼프 트위터가 수상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의 활동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 수가 이상하리만치 급증했다”며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트위터에서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WP에 따르면 ‘수상한 낌새’는 이른바 ‘봇(bots)’이라고 불리는 계정과 관련 있다. 봇은 로봇에서 나온 말로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계정을 말한다. 개인이나 단체가 목적을 가지고 수백 개의 봇을 동시에 운영하기도 한다.

취임식 후 팔로워 수 크게 늘어 #상당수는 '봇' 의심되는 '알 계정' #대선 때도 트럼프 지지 봇 활발 #가짜뉴스 유포해 당선 일조 의혹

영국 옥스포드대학에서 컴퓨터를 사용한 정치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는 새뮤얼 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팔로워가 급증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1월 말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늘기 시작했으며, 5월에만 2860만 명에서 3100만 명으로 240만 명이나 증가했다. 1초에 한 명씩 늘어난 셈이다.

더 수상한 것은 급증한 팔로워의 상당수가 이른바 ‘알(egg) 계정’이라는 사실이다. ‘알 계정’은 트위터 초기 화면에 달걀 모양의 이미지가 들어가있는 사실에서 나온 말로, 계정 정보나 프로필 사진은 물론 계정을 운영한 흔적조차 없는 유령 계정을 뜻한다.

로레알 등 세계적인 기업 고객을 가진 분석업체인 소셜랭크에 따르면 트럼프 트위터의 팔로워가 급증한 시점에 ‘알 계정’ 팔로워도 크게 늘었다. 500만 명이었던 ‘알 계정’ 팔로워가 910만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중 절반은 한 번도 자신의 글을 남기지 않았고, 5%만이 25명 이상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또 92만 7000명은 5월에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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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에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는 건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에 톡톡한 역할을 한 것이 봇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를 지지한 봇들이 가짜뉴스를 확산시켜 트럼프 승리를 도왔다는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각각 지지하는 봇을 연구한 옥스포드대학의 연구진에 따르면, 트럼프에 우호적인 봇의 활동이 클린턴의 봇보다 5배 활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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