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국정위 이어 안보실장 보고 때도 빠뜨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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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31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 ·사드) 체계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 발표로 본 사건의 재구성 #이상한 점 느낀 안보실, 관계자 불러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알게 돼 #정의용, 한민구에게 직접 물었지만 #“그런게 있습니까” 반문 … 대통령 보고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진상 파악을 지시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 등 실무자들을 불러 경위를 조사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국방부가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사실을 보고서에서 의도적으로 누락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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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따르면 정의용 안보실장은 지난달 26일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위승호 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보고에는 위 실장과 육사 38기 동기인 이상철 안보실 1차장, 김기정 안보실 2차장도 있었다. 전날 국방부는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성격의 기구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업무보고를 했으나 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반입 사실에 대해선 보고하지 않았다. 청와대에 따르면 그 다음날 안보실 보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에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먼저 알게 된 이는 이상철 안보실 1차장이었다. 국방부 보고에 석연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한 이 차장은 26일 오후 7시30분 위 실장과 함께 보고에 참석했던 국방부 관계자를 불러 점검해 추가 반입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 차장은 다음날인 27일 이 내용을 정의용 실장에게 보고했다.

정 실장은 28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실장은 “사드 4기가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물었다. 하지만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답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정 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이 상황을 보고한 것은 한 장관과의 오찬 다음날인 29일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틀이 지나서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과 관련,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러곤 한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한 뒤 정 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에게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반입이 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국방부가 이런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진상조사 작업은 문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진행됐다. 30일 오후 위 실장 등은 청와대 조사를 받았다. 그 결과 국방부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있었으나 국방부가 26일 정 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삭제됐다는 진술을 받았다.

윤 수석은 “해당 문구가 삭제됐다는 사실은 (국방부에서 온) 피조사자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며 “보고서에는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기재됐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