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장관 후보자의 장녀가 지난해 회사를 설립하면서 강 후보자의 유엔 부하직원과 동업을 하고, 그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후보자의 장녀와 강 후보자의 부하직원이 설립자본금의 절반을 부담했고, 자본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1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실은 강 후보자의 장녀 이현지 씨가 지난해 6월 주류 수입업체 '포즈인터내셔널'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설립자본금 8000만원 중 절반인 4000만원은 강 후보자와 유엔에서 함께 근무한 부하직원 우모씨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태규 의원 측은 나머지 4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은 우씨의 형이 부담했고, 이씨가 부담한 금액은 나머지 2000만원이었다고 덧붙였다.
동업자 "강 후보자 장녀에게 내가 제안한 사업…페이퍼컴퍼니 아냐"
우씨는 강 후보자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인권보호관으로 근무하던 당시 직속 부하직원으로 현재 유엔에 재직중이다. 우씨는 강 후보자의 딸 이씨에게 함께 주류 수입업체를 해보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6월 강 후보자의 장녀와 멕시코 고급 주류 수입 사업을 시작하기 전 강 후보자에게 (투자금) 2000만원을 빌리기 위해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며 "강 후보자가 딸에게 2000만원을 빌려줬고, 딸이 회사를 설립해 대표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 측은 이씨가 우씨와 우씨의 형이 출자한 금액 6000만원을 회사에 납입해야 했지만 그 돈이 이씨의 계좌에 남아있다며 자본금 사용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우씨 등으로부터 지난해 6000만원을 송금받았을 당시 이씨 명의의 통장 잔액은 7000만원이었는데, 현재 5641만원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 측은 뉴스1 인터뷰에서 "(사라진) 약 1400만원은 무슨 용도로 어디에 지출했는지 명확히 해명하지 않으면 법인 자금을 유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측은 또 "회사의 주소를 찾아보면, 허허벌판에 창고 하나만 있어 사실상 사업을 영위할 의사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해당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같은 의혹에 우씨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내가 사업의 최초 제안자이고, 오랜기간 알고 지낸 강 후보자의 장녀에게 함께 하자고 한 것"이라며 "페이퍼컴퍼니는 절대 아니다. 이씨가 현재 다른 업종의 주류 수입 사업을 하려고 여러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내 주류 도매상들로부터 사업 수익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은 뒤 1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 외교부는 "출자 금액(총 8000만원) 가운데 사업자 등록에 필요한 경비 등을 제외한 금액이 통장에 남아있는 것"이라며 "창업 과정에서 어떠한 법적 하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 후보자는 창업과 관련해 개입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