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소년중앙 책책책] '못하면 어때' 뭐든 도전하세요 다양한 경험이 꿈 요리 재료랍니다

중앙일보

입력

축축한 마음마저 뽀송뽀송하게 덥혀 주는 차이(인도식 밀크티), 자존감을 탱글탱글 자신감을 반짝반짝 살려주는 세비체(페루식 회무침), 시련을 펄펄 끓여 열정을 부글부글 끓어오르게 하는 양고기 타진(모로코식 찜 요리)…. 이게 대체 무슨 요리들일까? 김수영 작가의 동화책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에는 맛있을 뿐 아니라 먹고 나면 꿈이 무럭무럭 자라날 것 같은 음식들이 등장한다. ‘꿈’과 ‘요리’의 공통점은 과연 뭘까.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꿈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홍민주(서울 광희중 1)·최한결(서울 상암중 1) 소중 학생기자가 ‘꿈쟁이’ 김수영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진행=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 취재=홍민주(서울 광희중 1)·최한결(서울 상암중 1) 소년중앙 학생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
장소협찬=순화동천

-(민주) 이번에 쓰신 책에서 주인공 이름이 왜 ‘디아’인가요?  
“어렸을 때 봤던 만화 주인공 이름이 ‘나디아’였는데 그게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디아’는 스페인어로 ‘하루, 날’이라는 뜻이 있고 이탈리아어로는 ‘여신’이라는 의미가 있죠. 그래서 주인공 이름을 ‘디아’라고 지었어요.”

-(한결) 책에는 여러 음식의 레시피도 나오는데요, 작가님도 요리를 잘하시나요?  
“요리를 아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외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다양한 음식을 먹어봤고 그래서 여러 가지 요리를 알고 있기는 해요. 호주에서 교환학생을 하던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했는데, 나만의 창의적인 방법으로 요리했던 것 같아요. 닭을 한 마리 사서 네 가지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니까요.”

-(민주)‘꿈’과 ‘여러 나라 음식’이라는 소재를 연결해서 이야기를 만들 생각을 어떻게 하셨나요?  
“어떤 음식을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그 음식을 먹어봤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만큼 다양한 음식을 알고 여러 가지 음식 재료를 알면, 먹고 싶은 요리도 만들 수 있는 요리도 많아지죠. 꿈도 마찬가지에요. 많은 경험을 해보고 도전해봐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되고 꿈이라는 것도 생기죠. 또 조리하는 과정을 거쳐서 원래의 음식 재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의 완성된 요리를 만들어 내듯이, 꿈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내가 될 수도 있죠.”

-(한결) 작가님은 중학교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셨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무엇이었나요?  
“제가 학교에 다니던 당시에는 지금보다 억압적이고 부당한 일이 많았어요. 제가 원래 곱슬머리인데 어느 날 과산화수소로 머리를 감으면 곱슬머리가 펴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진짜로 해봤죠. 하지만 머리카락이 펴지지는 않고 색깔만 노랗게 된 거예요. 그 상태로 학교에 갔는데 선생님이 난데없이 제 머리채를 잡고 절 때리셨어요. 저는 머리색을 노랗게 하는 게 잘못인지도 몰랐는데 말이죠. 이후 저는 선생님들에게 완전히 ‘찍혔’어요. 맞기도 많이 맞았죠. 저는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가출해서 노숙도 하고, ‘폭주족’이 되어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가 나기도 했고, 싸움에 휘말려 다치기도 했어요. 가출을 세 번째 했을 때 학교에서 퇴학 처리가 됐습니다.”

-(한결) 학교를 그만뒀을 때 무엇이 힘드셨나요?  
“가출과 방황을 계속하다가 당시 최고의 인기 가수였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이라는 노래를 듣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1년 늦게 실업계 고등학교에 들어갔고요. ‘컴백홈’이라는 노래의 가사 중에 ‘우린 아직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라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 가사를 듣고 처음으로 ‘괜찮은 미래’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가출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제 삶은 달라진 게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매일 술 마시는 아빠와 눈물을 흘리는 엄마도 그대로였죠. 삶의 희망이 보이지 않았어요.”

-(한결) 만일 다시 중학생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제가 겪었던 어린 시절과 똑같은 상황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제가 좋아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을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 제가 가진 안 좋은 조건들,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만약 다시 그때로 간다면 제가 관심 있는 것들에 집중할 것 같아요. 제가 좋아했던 춤이나 남 웃기기 같은 일에 더 파고드는 거죠.”

-(한결) 여러 나라를 여행하셨는데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인가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한 곳을 콕 집어 얘기하기가 어려워요. 어디를 여행하는지 보다는 그곳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가 더 중요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인도와 아프리카가 좋았어요. 어디를 가든 그곳에 대해 알면 알수록 좋아지기 마련인 것 같아요. 첫인상은 불편하고 더러운 동네일 수 있지만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 문화를 알고 나면 매력을 느끼게 되거든요.”

-(민주)꿈을 이뤘던 일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여러 순간들이 있지만, 인도에서의 일이 먼저 떠오르네요. 미국에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면 인도에는 인도만의 영화 세계인 발리우드가 있어요. 저는 발리우드에서 제 꿈 중에 하나인 영화배우가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하지만 막상 그 꿈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뤄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무작정 인도의 유명한 감독을 찾아 나섰답니다. 그러나 쉽지 않았어요. 하루하루가 힘들었죠. 그냥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는 생각도 했고요.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내 인생의 한 편의 영화라면?’ 주인공이 아무 어려움 없이 원하는 것은 다 할 수 있다면 그 영화는 재미가 없잖아요. 역경을 이겨내고 반전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때 영화가 명작이 되는 거죠. 그런 생각으로 끝까지 노력했더니 정말 영화감독을 만나게 됐고 인도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게 됐어요!”

-(한결) 제 꿈은 아나운서인데요, 아직은 꿈을 요리하기 위한 메뉴만 정한 것 같아요.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일단 꿈이 있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꿈이 바뀔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아나운서라는 꿈이 있다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사람을 정해 그 사람을 연구해보는 것도 좋아요. 그 사람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 자리에 갔는지 조사해보고 기회가 되면 직접 만나도 보고요. 학교에서 방송반도 해보고 또 관심 있는 주제로 직접 영상을 찍어보기도 하세요. 일단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에 경험담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여러 사람들에게 인생 상담도 하게 됐고 결국 책까지 내게 됐어요. 처음부터 제대로 된 출판사에서 번듯한 책을 내겠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어요. 또 저는 요즘 재즈 공연도 하고 있는데, 가수처럼 노래를 잘하지 않아도 ‘그냥 해보자’, ‘못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매사에 일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됩니다.”

-(민주) 자신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다를 경우 좋은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둘 다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둘 중 반드시 하나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죠. 그런데 하다보면 시간이 갈수록 내가 좋아하는 일을 잘하게 될 가능성이 커요. 만일 자신이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가창력이 부족하다면 가수는 못 하더라도 취미로 노래를 계속 하면 돼요. 노래하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할 테니까요. 노래를 계속 하다보면 나이를 먹었을 때 나만의 목소리특성에 맞게 노래를 잘 하는 법을 터득하게 될 거예요. 조그맣게 공연을 할 수도 있겠죠. 모든 일을 꼭 직업으로 삼아서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민주)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친구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아마 여러분 나이에는 꿈을 못 정한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요. 20대까지는 꿈을 찾기만 해도 성공이 아닐까 싶어요.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꿈도 자연스레 생길 거예요. 일이나 여행, 독서 등이 모두 도움이 되죠. 무엇이든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벌써부터 단정적으로 ‘나는 능력이 부족하니까 안 돼’라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무엇이든 배워두면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마세요. 부모님·선생님·친구들의 얘기에 휩쓸리기 쉬운데, 다른 사람의 시각에 갇히지 않았으면 해요. 학교 성적으로 자신을 평가하지도 마세요.”

◆김수영 작가는…

작가이자 여행가, 강연가, 기업인, 콘텐츠 제작자, 뮤지션, 발리우드 배우 등 직업만 열 개가 넘는다. 학창시절 한때 가출을 일삼는 반항아였지만, 꿈이 생긴 뒤 열심히 공부해 KBS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에서 실업고 학생으로는 처음으로 골든벨을 울리며 우승했다. 대학 졸업 후 유명한 외국 기업에 들어갔지만 암 진단을 받고는 죽기 전 하고 싶은 것들을 써 내려간 ‘꿈 목록’을 만들었다. 이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와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드림 레시피’ 등을 출간했다. 현재 고민상담 생방송 ‘언니TV’의 공동 진행자이며 노래,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동화 등 창작에도 도전하고 있다.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김수영 글, 조혜승 그림, 180쪽, 위즈덤하우스, 1만2800원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

학원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은 열두 살 초등학생 나디아. 어느 날 나디아가 ‘꿈꾸는 지구’라는 신비로운 카페에 가게 되면서 마법 같은 이야기가 펼쳐진다. ‘꿈꾸는 지구’에서 만난 꿈 부자 언니와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어느 새 나디아도 자신만의 꿈을 꾸게 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절친이었던 지나와 오해로 사이가 멀어지고 좋아하던 남자 아이 정혁과도 어색해지고 만다. 나디아는 과연 꿈을 모두 이룰 수 있을까? 꿈 부자 언니의 정체는 뭘까?
‘꿈을 요리하는 마법 카페’는 그동안 책과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꿈 부자로 만들어준 김수영 작가의 첫 번째 자기계발 동화다. 지난 2015년 소년중앙에 연재한 글을 다듬어 책으로 묶었다. 평범한 어린이가 자신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동화로 풀어냈다. 작가는 “열두 살의 김수영 어린이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말한다.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작가 자신처럼, 또 책 속 꿈 부자 언니처럼 신나게 꿈꾸고, 그 꿈들을 하나하나 이뤄나갈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어린이들뿐 아니라 꿈을 잃은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적이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만드는 방법과 ‘꿈을 이루어 주는 마법카드’를 책 뒤쪽에 부록으로 실었다.

학생기자 취재 후기
홍민주 학생기자
우선 김수영 작가님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원래 작가님을 잘 몰랐는데 취재를 통하여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취재이자 진로 상담 기회였던 것 같아서 작가님을 취재한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러 질문을 하면서 저의 진로에 대한 확실한 길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그냥 길도 아닌 지름길이요. 여러 가지를 체험해보고 도전해보라는 말씀에 여러 방향으로 다양한 일들을 해보고 싶은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번이 첫 취재라서 많이 긴장도 됐는데 작가님을 취재해보고 더욱 열심히 잘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답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한결 학생기자
김수영 작가님은 80여개의 꿈 목록을 적고 현재 70여개의 꿈들을 이루셨다고 합니다. 작가님께서 여러 나라를 다녀오신 것을 보고 저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그곳의 음식을 먹어보고 문화를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작가님께 저의 꿈인 아나운서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말을 잘 하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인터뷰를 잘 하려면 인터뷰 대상자에 대해 완벽하게 조사하여 많은 질문거리를 찾으라고 하셨습니다. 작가님의 조언들을 들으니 제 행동들을 돌아볼 수 있었고, 말씀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저도 꿈 목록을 작성하고 그 꿈을 이루어 나가기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