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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건준 “벤처 M&A 활성화 위해 혁신 거래소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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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대기업 위주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 중소·벤처 기업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기업 위주 기울어진 운동장 바꿔 #중소·벤처기업이 열매 맺도록 해야”

지난 2월 제9대 벤처기업협회장에 취임한 안건준(52·사진) 크루셜텍 대표는 새 정부에 이런 주문을 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창업-성장-회수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조성을 기대했다. 이를 위해서 M&A의 활성화를 요구했다. 안 협회장은 “스타트업과 벤처의 M&A 활성화를 위해서 이 시장을 전문적으로 관리·감독하는 M&A 중심의 혁신 거래소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상생, 창업에 호의적인 환경 조성 등을 주문했다.

그는 대기업 연구원을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해 매년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중견 기업가다. 부산대 기계공학과와 경북대학교 대학원에서 정밀기계학과 석사를 딴 후 삼성전자 기술총괄본부 선임연구원으로 사회에서 첫발을 뗐다.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광통신 핵심 부품인 초미세 세라믹 페룰 상용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 2001년 광통신 사업을 하는 크루셜텍을 창업했고, 창업 초기 1400억원이나 되는 계약을 수주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붐이 꺼지면서 광통신 사업은 얼어붙었다.

1년 만에 사업에 실패했다.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모바일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0년대 중반 세계 최초로 초소형 모바일 광마우스 개발에 성공했고, 당시 글로벌 시장을 휩쓸던 블랙베리를 설득해 계약을 따냈다. 블랙베리의 추락으로 크루셜텍에도 위기가 있었지만, 세계 최초로 모바일 지문 인식 트랙패드 모듈(BTP·Biometric TrackPad)로 다시 일어났다. 안 협회장은 “화웨이를 포함해 17개 스마트폰 제조기업의 89개 스마트폰 모델에 우리 제품이 적용되어 있다”고 자랑했다.

매출의 10%를 무조건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그가 요즘 집중하는 것은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 인식 기술인 DFS(Display Fingerprint Solution)이다. 쉽게 말하면 지문 인식 모듈 없이 스마트폰 화면에서 지문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안 협회장은 “애플에서도 우리와 손을 잡자고 제안할 정도로, 우리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했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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