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수표 찾아주고 보상금도 거절한 기초수급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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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길에서 1억원을 주운 부천의 한 기초수급자가 망설임 없이 경찰지구대를 찾아 수표를 반납했다.

지난 10일 오후 50대 남성 우모씨가 길거리에서 주운 봉투 2장을 들고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를 찾았다. 봉투 안에는 각각 1억1500만원 짜리 수표와 주민등록등본이 들어 있었다.

우씨는 한 아파트 단지 상가 앞을 걷다가 봉투를 주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씨는 "큰 금액이 적힌 수표인 데다, 등본이 함께 있어 뭔가 중요한 일에 쓰일 돈 같다"며 "돈 주인이 얼마나 찾고 있을지 걱정된다. 어서 주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우씨는 돈을 찾은 주인이 보상금을 전달하려 하자 한사코 거절했다. 오히려 "고생하는 경찰관들에게 수박이라도 한 통 사다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씨는 아내 없이 월세 30만원짜리 다세대 주택에 살면서, 지적장애 2급인 고등학교 2학년생 딸과 초등학교 3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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