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맞딱뜨린 출산절벽 ‘난제’…출생아수 3월 기준 사상 최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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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따른 ‘인구재앙’이 현실화하고 있다. 연간 출생아 수 40만명 붕괴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는 문재인 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문제로 꼽힌다.

전국 월별 출생 추이 [자료 통계청]

전국 월별 출생 추이 [자료 통계청]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월 출생아 수는 3만3200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30만6000명)보다 13.1% 줄었다. 3월을 기준으로 200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아이 울음 소리가 가장 적게 들렸다. 더 심각한 건 추세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6개월 중 지난해 11월을 제외한 5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지난해 11월도 증감률이 -9.6%라 6개월 연속 10% 이상 감소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3월 출생아수 3만3200명..3월 기준 최저 #1분기 출생아수 10만명 밑돌아...연 출생아수 40만명 붕괴 가능성 커져 #결혼도 3월 기준 최저..2만3300건 #따로노는 저출산 정책 연계성 강화 시급

연간 출생아 수 40만 명 선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 1~3월 출생아 수는 9만8800명으로 1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줄었다. 역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다. 단순 계산으로 4를 곱해도 연간 출생아 수가 40만명에 못 미친다. 더구나 연초는 높은 '빠른 연생' 선호도 등으로 출생아가 많은 시기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통상 1~3월이 출생아가 가장 많고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출생아 수 감소 폭이 이런 추세로 이어지면 연간 출생아 수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000명으로 40만 명 선에 턱걸이했다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2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4명 줄었다. 연율로 환산하면 1.1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6명 감소했다.

전국 월별 혼인 추이. [자료 통계청]

전국 월별 혼인 추이. [자료 통계청]

출생아 수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결혼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3월 혼인 건수는 2만330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줄었다. 혼인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관련 통계 집계이후 3월 기준으로 가장 적다. 1분기 혼인 건수는 6만87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 줄었다.

이런 ‘출산 절벽’은 문재인 정부가 맞딱뜨려야 할 최대 난제중 하나로 꼽힌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절벽과 고령화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위험 요인이다. 문재인 정부도 이런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저출산 문제는 경제활력 소멸, 사회적 부양비용 증가 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회의 기본적인 유지ㆍ재생산까지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한 공약으로는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 위상 및 역할 강화 ^공공임대주택의 30%는 신혼부부에게 우선 공급 ^0~5세 아동에 대한 아동수당 도입 ^육아휴직 확대 및 급여 인상 ^더불어돌봄제(8세 아이까지 최장 24개월 범위내에서 임금 삭감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유연근무 시행) 등을 담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따로노는 정책들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화기획단장은 “올해 출생아 수가 30만명 중반 수준에 머물걸로 보인다”며 “상당히 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단장은 “하지만 아동수당 혜택 늘리는 등의 개별 정책으로는 출산율이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출산 대책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혜택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궁극적으로 노동, 고용 등 사회시스템을 출산 친화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 감소를 당장 돌이키기는 쉽지 않다”며 “인구 구조 감소에 따른 사회 환경 변화를 예측해 사회시스템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인구정책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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