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본 유치해 복지·고용 기여 … 사회적 약자 돕는 ‘착한 금융’ 첫발

중앙일보

입력 2017.05.2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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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정부 예산 400조원 중 130조원이 보건·복지·고용 관련 예산이지만 이 재원은 한정돼 있습니다. 임팩트 금융의 목표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민간의 폭넓은 투자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죠.”

이헌재 전 부총리 주도 추진위 결성
황영기·윤만호·이장규 등 20명 동참
연내 지주회사 IFK 공식 출범 계획
“1차 2000억 모아 사회적 기업 투자”

이헌재(73·사진) 전 경제부총리가 뜻을 함께하는 사회 인사 20여 명과 함께 23일 ‘임팩트 금융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임팩트 금융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복지·고용 등 사회문제 해결에 투자를 유도하는 사업이다.

임팩트 금융 추진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설립 목표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올 연말까지 700억원 규모의 출연 및 기부 재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재 기업 등 몇몇 곳에서 긍정적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자금을 토대로 지주회사 격인 ‘한국임팩트금융(IFK·Impact Finance Korea)’이 연내 공식 출범한다. 설립 실무는 재단법인 한국사회투자에서 맡는다. 회사가 설립된 이후엔 펀드를 조성해 일반투자자를 모집한다. 이 전 부총리는 “2000억원 정도를 모으는 게 1차 목표”라며 “이후 실적과 수요를 바탕으로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수익률에 따른 배당이 이뤄진다.

현재 계획 중인 펀드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사회적기업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을 육성하는 ‘임팩트 투자기관 펀드’가 만들어진다. 사회적 영리기업에 투자하는 ‘소셜벤처·사회적기업 펀드’와 지역재생 및 공유경제 가치를 실현하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소셜부동산·지역재생 펀드’도 있다. ‘소셜 프로젝트 펀드’는 사회적 영향력 성과에 따라 수익을 차등 지급하는 사회성과연계채권(SIB)이나 사회적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주택 지역재생 프로젝트나 장애인·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게 임팩트 금융의 목표다. 이 전 부총리와 함께 위원회 설립을 주도한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은 “기존 금융은 수익만을 목표로 하지만 우리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제일의 목표로 삼는다”며 “수익률은 기관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 이상만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관료 사회의 영향력이 큰 이 전 부총리가 앞장섰지만 정부와의 연결 고리는 없다. 순수 민간 전문가들이 모여 풀뿌리 수요에 따른 사회적 금융을 만들겠다는 의도에서다. 이 전 부총리는 “정부를 배경으로 해서 호가호위하는 조직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금융의 영역을 개척해 금융이 사회를 위해 일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위원회에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윤만호 전 산은금융지주 사장, 이장규 짐코 회장, 이종재 코스리 대표, 이승흠 한양대 교수,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최도성 가천대 부총장 등이 참여했다.

◆임팩트 금융
기업이나 단체·개인 등 일반투자자에게 유치한 자금이 사회적기업 발굴·육성에 쓰이도록 융통하는 금융사업.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등이 많이 발달한 영국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1994년 미국 클린턴 정부가 시작한 지역개발금융(CDFI)기금도 임팩트 금융의 한 예다. 2015년 기준 전 세계의 임팩트 금융 투자는 16조원 규모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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