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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박자가 맞았다…앞으로 2~3년 헤지펀드 전략 유효"

중앙일보

입력

"과거 수십 년의 사이클을 볼 때 앞으로 2~3년은 헤지펀드 전략을 쓰기 좋은 때입니다."

11조원 굴리는 브룩스 리치 프랭클린 부사장 #금리·환율·시장, 위험 헤지하기 좋은 환경 #종목간 희비 갈릴수록 헤지펀드엔 기회 #국내 일반 투자자 수요도 2년반 새 급증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브룩스 리치 수석부사장(투자솔루션 부문)은 2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30년 넘게 헤지펀드 시장에 몸담은 리치 부사장은 2012년 프랭클린템플턴이 인수한 헤지펀드 전문운용사 'K2어드바이저스'의 포트폴리오 총괄도 맡고 있다. 굴리는 돈은 98억 달러(11조원)다.

브룩스 리치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부사장 겸 K2어드바이저스 포트폴리오 총괄

브룩스 리치 프랭클린템플턴 수석 부사장 겸 K2어드바이저스 포트폴리오 총괄

헤지펀드 전략 핵심은 한 마디로 분산이다. 투자한 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는 최근 헤지 전략이 주목받는 배경으로 "세 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점을 들었다. 금리 인상, 주요 통화 간 탈(脫)동조, 시장 변동성 확대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헤지 전략은 '주식 롱숏'이다. 오를 것 같은 주식은 사고(롱), 내릴 것 같으면 파는(숏) 게 일반적이다. 롱숏은 비율에 따라 둘을 함께 쓴다. 미국이 연내 금리를 계속 올리면 현금 보유가 많고 경기에 민감한 IT(정보기술) 업종은 득을 보게 된다. 반면 에너지 등 부채가 많은 업종은 이자 부담 때문에 손해다. 이처럼 종목간 희비가 갈릴수록 헤지 전략은 더 빛을 본다는 설명이다.

통화도 마찬가지다. 리치 부사장은 "최근까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던 파운드화, 유로화, 엔화가 점점 갈리면서 초과 수익을 낼 기회가 많아졌다"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파운드화가 19% 절하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정책 역시 헤지 전략엔 긍정적이라고 했다. 법인세 인하뿐 아니라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혜를 보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이 확연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리치 부사장은 유망한 투자처를 두 가지로 꼽았다. 그는 "정치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진 유럽에서 주식 롱숏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아 채권 롱숏 역시 좋게 본다"고 말했다.

자료: HFR

자료: HFR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1조5000억달러(1686조원)로 쪼그라들었던 전 세계 헤지펀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달러(3372조원)를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 역시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3.7%를 기록했다.

2년 반 만에 한국을 찾은 리치 부사장은 "지난 번 방한 때보다 한국 투자자 관심이 늘어난 것을 확실히 느낀다"며 "과거엔 기관 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이었지만 이제 일반 투자자 수요도 그에 못지 않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투자자에게 헤지펀드는 여전히 낯선 세계다. 거침 없이 오르는 주식이 얼마나 더 오를지 불안하거나 가격이 내려가는 채권에도 흥미를 잃었다면 공모형으로 나온 헤지펀드에 투자할 만하다. K2어드바이저스의 모펀드를 추종하는 '프랭클린 K2멀티전략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5.4%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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