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 낮에는 나무심고 밤에는 뽑고

중앙일보

입력 2017.05.23 11:29

업데이트 2017.11.16 10:39

북한이 각 도·시· 군에 ‘산림복구 전투 지휘부’를 세우고 산림복구에 본격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대북소식통은 23일 “전국이 현재 모내기 총동원 기간이지만 예외적으로 각 도·시·군의 산림 일군들은 동원에서 빠져 산림복구전투지휘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봄철 나무심기 기간이 끝났지만 공장·기업소들까지 나무모 생산 계획을 주고 ‘경쟁 요강’을 발표한 후 현지 상황에 기초해 엄격히 관리하는 등 양묘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일군들 모내기총동원에서 제외
산림복구사업에 집중하라고 주문
주민들 땔감 없어 불법도벌은 여전

노동신문이 올해 봄철에 전국적으로 10여만 정보의 면적에 이깔나무(잎갈나무), 잣나무 등 수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전했다. 나무심기를 하고 있는 북한주민들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이 올해 봄철에 전국적으로 10여만 정보의 면적에 이깔나무(잎갈나무), 잣나무 등 수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전했다. 나무심기를 하고 있는 북한주민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의 5월은 중앙기관을 포함해 누구나 할 것 없이 모내기전투에 총동원된다. 북한은 3월 중순부터 모판에 볍씨를 파종해 모를 키우고 5월 초부터 한 달 정도 모내기를 한다. 기계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요한 영농기·모내기 때는 모든 사람들이 ‘모내기전투’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 기간 인민보안원(한국의 경찰)들은 중앙기관들을 순찰하며 ‘모내기전투’에 동원되지 않고 사무실에 남아 일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샅샅이 조사하는 등 국가적인 통제는 매우 엄격해진다.

북한은 올해 이례적으로 산림부문의 일군들을 ‘모내기 전투’가 아닌 ‘산림복구전투’에 나서도록 하면서 6.25 전쟁 이후 복구 건설을 한 것처럼 전당·전군·전민을 산림복구에 동원시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지난 15일 ‘푸른 숲 설레는 아름다운 조국강산을 후대들에게 물려주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봄철에 전국적으로 10여만 정보의 면적에 이깔나무(잎갈나무)· 잣나무 등 수억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며 “자강도 희천시 당위원회의 지도와 희천시 인민위원회의 ‘산림복구 전투 지휘부’가 긴밀한 연계 하에 공장· 기업소별 사회주의경쟁을 실속있게 조직했다”고 보도했다.

김일성기념비 있는 민둥산 모습[사진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제공]

김일성기념비 있는 민둥산 모습[사진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제공]

대북소식통은 “나무심기를 위한 정부의 다양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산림복원이 어렵다”며 “주민들이 통제에 못 이겨 낮에는 나무·나무모를 심지만 밤에는 땔감을 위해 불법도벌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주민들 속에서는 화전을 팔고 사는 현상들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체연료와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에서 이루어지는 불법도벌을 북한 당국이 효과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김성일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북한의 산림복원을 위해서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산림복원은 나무심기, 식량문제, 에너지문제 등을 패키지로 가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통일문화연구소 전문위원 kim.suye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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