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보낸 선물"-김해 봉하마을 추모객 줄이어

중앙일보

입력 2017.05.22 16:15

업데이트 2017.05.22 16:41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을 하루 앞둔 22일 오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봉하마을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변호사 시절과 노무현 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노 전 대통령과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날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봉하마을 주민 등이 걸어 놓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 한 꿈 문재인 대통령이 이어주길 바랍니다’ 등의 글이 적힌 펼침막이 여러 개 걸려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문 대통령의 당선도 축하하는 펼침막이다.

23일 추도식 앞두고 지난 주말과 휴일 3만5000명 다녀가
노 전 대통령 생가,추모의 집,대통령 묘역 참배객 잇따라
노 전 대통령 추모하고, 문 대통령 당선도 축하하는 분위기

마을회관 앞 등에 마련된 주차장은 추모객이 세워둔 차들로 주차할 곳이 없었다. 이곳에서 대통령 묘역까지 500여m의 인도에는 흰 국화꽃이나 노란 바람개비 등을 손에 든 가족이나 연인 단위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태기(54·전남 여수)씨는 “내일 추도식에 많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하루 일찍 참배하기 위해 찾아왔다”며 “몇 년 만에 이곳에 다시 와보니 삭막하고 황량했던 묘역 주변 등이 잘 정돈된 것 같아 한결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를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를 사람들이 둘러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생가 옆 '사람사는 세상'(기념품 가게)에서 추모객들이 8주기 추도식 기념품을 고르고 있다. 위성욱 기자 

생가 옆 '사람사는 세상'(기념품 가게)에서 추모객들이 8주기 추도식 기념품을 고르고 있다. 위성욱 기자

추모객들은 마을회관과 대통령 묘역 중간쯤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생가에도 들렀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9월 이곳 생가에서 태어나 8살까지 살았다. 이후 1975년 사법고시 합격 후 부산으로 떠나기 전까지 마을 내에서 세 번 이사를 했다고 한다. 추모객들은 생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노 전 대통령이) 여기 살았나 보네, 집이 참 작네”라는 말 등을 했다.

생가에서 20~30m 정도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국회의원, 대통령 시절의 사진과 동영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일부 추모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학생 김태은(26·여·경기도 고양시)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당시 고등학생이어서 이곳에 오늘 처음 왔는데, 뉴스에서 보던 마을 전경과 추모의 집, 묘역 등을 둘러보니 마치 노 전 대통령이 여기 있는 것처럼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며 “여기와서 그 분의 살아온 행적을 보면서 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관련 기록 영상을 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관련 기록 영상을 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관련 기록물을 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의 집에서 추모객들이 노 전 대통령 관련 기록물을 보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대통령 묘역 중간쯤에 있는 헌화대에는 분향을 마친 추모객이 놓아둔 수백송이의 국화와 10여개의 꽃바구니가 있었다. 추모객들은 국민들의 추모 메시지가 담긴 묘역 바닥의 박석(1만5000개)을 꼼꼼히 읽어보기도 했다. “님이 무척 그립습니다, 함께한 세상이 그립습니다”등등. 헌화대에서 20~30m 앞은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셔져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셔져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대통령 묘역 헌화대에 참배를 마친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꽃과 꽃바구니들. 위성욱 기자 

노무현 대통령 묘역 헌화대에 참배를 마친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꽃과 꽃바구니들. 위성욱 기자

추모객들은 너럭바위 앞에서 고개를 숙여 묵념을 하거나 큰 절을 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 당선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조기덕(60·충남 예산군)씨는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오늘 이곳까지 왔다”며 “여기와서 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하늘나라에서 우리에게 보낸 선물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용고시를 준비중인 윤진혁(36·경남 밀양시)씨는 “이곳에 몇번 와봤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이 돼서 올해 다시 왔다”며 “노 전 대통령이 꿈꿔왔던 지역주의 극복, 소통과 통합, 사람사는 세상의 꿈이 문 대통령을 통해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 앞에서 추모객들이 참배를 하고 있다. 위성욱 기자

봉하마을 주변에서 생태공원을 가꾸는 일을 하는 박정기(56)씨는 “제가 해마다 이곳에서 일을 했는데 올해는 사람들의 표정이 (문 대통령이 당선되어서 인지)다 밝고, 추모객도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용(49·전남 순천시)씨는 "앞서 몇 번 올 때는 마음이 무거웠는데, 문 대통령 당선으로 이번에는 친구들과 기쁜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셔진 너럭바위.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모셔진 너럭바위.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모습. 위성욱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모습. 위성욱 기자

노무현 재단에 따르면 지난 주말·휴일에 3만5000여명의 추모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오상호(53) 노무현 재단 사무처장은 “대통령 서거 후 힘든 시기를 견뎠고, 그래서 봉하마을을 찾는 분들의 분위기도 그리워하거나 슬퍼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올해는 오시는 분들이 한결 밝고 환한 표정이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민주주의 최후의 보류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고 했는데 이제 그 첫 단계인 지도자를 선출했다”며 “대통령을 국민이 잘 이끌어 가야만 사람사는 세상,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추도식도 그런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봉하마을 안내지도. 위성욱 기자

봉하마을 안내지도. 위성욱 기자

노 전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잔디밭에서 엄수된다. 추도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대통령이 돼 추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재단은 예년 추도식에 비해 참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해=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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