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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성-12형의 이상한 발사 방법…북한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 부족 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은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똑바로 세운 뒤(왼쪽 사진) 차체와 분리하는 방식으로 발사했다. 왼쪽 사진은 간이 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2형.  [사진 조선중앙TV]

지난 1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은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서 똑바로 세운 뒤(왼쪽 사진) 차체와 분리하는 방식으로 발사했다. 왼쪽 사진은 간이 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2형. [사진 조선중앙TV]

북한이 지난 14일 평북 구성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하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면이 보인다.

다음날인 15일 조선중앙TV가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12형은 이동형 미사일 발사대(TEL)에 실려 보관 장소에서 나왔다. 평지에 도착한 TEL은 적재칸에 눕혀 있던 미사일을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미사일 탑재 장치를 차체와 분리했다. 이후 화성-12형이 발사됐다. ‘간이 발사대’를 사용한 것이다. 간이 발사대는 안정적인 발사를 위해 화염이 사방으로 퍼지도록 만들었다. 1950년대 옛 소련이 개발한 R-12(나토 코드 SS-4 샌들(Sandal))도 화성-12형과 같은 간이 발사대에서 쐈다.

1950년대 간이 발사대를 사용한 옛 소련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R-12. [사진 Encyclopedia Astronautica]

1950년대 간이 발사대를 사용한 옛 소련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R-12. [사진 Encyclopedia Astronautica]

군 관계자는 “북한이 TEL을 아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화성-12형의 TEL은 바퀴축이 6개(바퀴 12개)다. 바퀴 옆에는 꽤 두꺼운 안전판이 달려있다. 미사일 발사 때 나오는 화염으로부터 차체를 보호하는 장비다. 이 군 관계자는 “화성-12형의 신형 액체엔진이 이전 발사에서 실패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안전판으로도 TEL을 보호하지 못할 것으로 북한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ㆍ15 북한군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2형. 바퀴축이 6개, 바퀴가 12개가 달려 있다. 또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 두터운 안전판이 보인다. [사진 노동신문]

4ㆍ15 북한군 열병식에서 공개된 화성-12형. 바퀴축이 6개, 바퀴가 12개가 달려 있다. 또 차체를 보호하기 위해 두터운 안전판이 보인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군은 ‘TEL 돌려막기’를 할 정도로 TEL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게 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지난달 15일 북한군 열병식에서도 화성-12형은 지금의 바퀴축 6개짜리 TEL에 실려 공개됐다. 화성-12형의 원형인 KN-08은 지난 2015년 바퀴축 8개(바퀴 16개)짜리 TEL에 탑재됐다. 바퀴축 8개짜리 TEL은 북한이 원래 중국에서 입수한 대형 운반차량이다. 북한 임업성 림목무역총회사는 2010년 11월 중국 후베이산장항천완산(湖北三江航天万山) 특종차량 공사와 임업용 벌목운반 차량 6대를 목재 운반용으로 사들인 뒤 TEL로 개조했다. 유엔은 북한이 사용 목적을 속이고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중국 회사가 고의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후 중국 당국의 단속으로 북한은 바퀴축 8개짜리 TEL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국방백서 2016』에 따르면 북한의 TEL 보유 대수는 100여대다. 미국 국방부는 200여대 수준으로 추산한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무수단미사일을 쐈지만 TEL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폭발했다. 이 폭발로 TEL이 시커멓게 타버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보 당국이 파악했다. 지난 3월에도 무수단미사일 발사 실패로 TEL을 손실했다.

이철재 기자ㆍ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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