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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재인 대통령 친서 받자 "아름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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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받은 뒤 “아름답다(It's beautiful)”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미 특사인 홍석현 한반도포럼 이사장으로부터 문 대통령의 친서를 받자마자 이같이 밝혔다고 특사단 관계자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잘 읽어보겠다. 아름다운 친서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해 달라”고도 말했다. 봉황 무늬가 들어간 1.5쪽 분량의 친서는 전통 궁서체의 한글로 기록됐다. 여기엔 한ㆍ미동맹 발전과 북핵 공조 및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단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주미한국대사관에) 연락해 준비를 지시하면서 (대통령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를 놓고 걱정했던 게 사실”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온 특사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주미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003년 이후 한국에서 보낸 대미 특사 중 현직 대통령을 만난 경우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보낸 정몽준 전 의원이 유일하다. 당시에도 대통령의 집무실에선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고 있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해들리 보좌관의 방을 들러 20분 가량 면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내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팅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한꺼번에 자리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참석했다. 쿠슈너 고문은 중간에 먼저 인사한 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주미한국대사관 인사는 “접견 장소와 참석 인사들의 면면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은 당초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선 개입 의혹으로 내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사단을 만난 것은 한ㆍ미 동맹을 중시하는 트럼프 정부의 인식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홍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뒤 “솔직하고 행동하는 지도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특파원들에게 피력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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