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음주운전 안 했는데요? 술은 지금 마시고 있잖습니까.”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자 차에서 내리며 술을 마셔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 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오모(32)씨는 지난달 13일 밤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 친구 박모(32)씨와 함께 술을 마셨다. 술자리를 옮기기로 한 오씨는 박씨를 조수석에 태운 뒤 차를 몰았다.
차를 몰고 가던 중 창동 지하차도에서 음주운전 단속현장을 발견한 이들은 도주를 시도했다. 박씨는 역주행을 하며 신호도 무시했다. 다른 차량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주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사이렌을 켠 순찰차가 계속 쫓아오자 오씨는 근처 식당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차 안에 있던 맥주 캔을 꺼냈다. 경찰이 음주 여부를 확인하려 하자 오씨는 차에서 내리며 맥주를 들이켰다. 그는 경찰에 “난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없다. 보다시피 술은 지금 마시고 있지 않느냐”며 항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억지 연출극은 경찰의 CCTVㆍ블랙박스 조사로 들통났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오씨를 음주운전과 난폭운전 혐의로 친구 박모씨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