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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탈락해도 멋져 … 일본은 지금 ‘안신애앓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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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일본 투어에 출전한 안신애. [사진 마니아리포트]

미니스커트를 입고 일본 투어에 출전한 안신애. [사진 마니아리포트]

지난 12일 일본 후쿠오카 골프장에서 개막한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JLPGA)투어 호켄노 마도구치 레이디스 1라운드. 악천후로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사진 기자들의 카메라가 한 조의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일본 언론의 관심을 끈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이 아니었다. 2015년부터 2년 연속 JLPGA투어 상금왕에 오른 이보미(29·코카콜라)와 올 시즌 일본 투어에 데뷔한 안신애(27·문영건설)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한 취재 경쟁이 벌어졌다.

JLPGA 팬심 훔친 ‘섹시 퀸’ #“미니스커트의 한국 골퍼가 왔다” #이보미와 함께 언론 관심 집중 #곱창전골 식사 등 일상도 화제로

‘스마일 캔디’ 이보미는 JLPGA투어의 최고 인기 스타다. 실력과 귀여운 외모, 팬들에게 친절한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일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주 전 일본 투어에 데뷔한 안신애는 ‘섹시 퀸’의 이미지로 일본 골프팬들의 마음을 훔쳤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안신애는 6오버파 공동 41위로 대회를 마치고도 챔피언 못지않은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일본의 신문과 방송은 물론 라디오까지 취재 경쟁에 가담해 안신애의 일본 데뷔전을 집중 조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안신애가 무릎 위 30cm까지 올라가는 초미니 스커트을 입고 나온데 뜨거운 관심을 보이면서 “가장 섹시한 한국 골퍼가 일본에 왔다”며 앞다퉈 보도했다. 20명 이상의 사진 기자들이 안신애를 따르는가 하면 두 대의 방송 카메라가 그의 경기 장면을 영상에 담기도 했다. 일본판 골프다이제스트는 ‘안신애 효과’ 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4만1484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4만1484명은 JLPGA투어 역대 갤러리수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JLPGA투어의 고바야시 히로미 회장이 이례적으로 “새로운 개성을 가진 선수가 나오면서 투어가 화려해졌다”며 반길 정도였다.

안신애를 대서특필한 일본 신문. [사진 마니아리포트]

안신애를 대서특필한 일본 신문. [사진 마니아리포트]

안신애에 대한 관심은 투어 밖 일상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닛칸스포츠는 안신애가 첫 대회를 마치고 후쿠오카로 이동한 뒤 곱창전골을 먹고, 수요일 저녁에 야구장을 찾았다는 스토리와 함께 특집 화보를 게재했다.

그러나 안신애는 일본 무대 두번째 대회에선 예선탈락했다. 2라운드까지 13오버파를 기록, 출전 선수 106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컷 탈락을 당하고도 안신애는 뉴스의 중심에 섰다. 대회 기간 진행된 ‘베스트 드레서’ 투표에서 이보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JTBC골프에서 JLPGA투어를 해설하는 송보배 프로는 “안신애의 인기는 그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일의 골퍼이기 때문인 것 같다. 서구적인 몸매에 예쁘고, 실력도 좋은데다 바비 인형 같은 이미지로 일본 팬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신애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살면서 앞으로 이렇게 사랑받는 날이 또 올까 싶다. 정말 많은 응원과 사랑을 줘서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안신애는 오는 6월 말 열리는 얼스 몬다민컵에 출전, 다시 JLPGA투어에 도전할 예정이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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