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사설

북한, 핵개발·미사일 발사로는 더 얻을 게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17.05.14 20:42

업데이트 2017.05.15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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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제사회의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저지로 잠잠하던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또다시 감행했다. 북한은 어제 오전 5시27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동해를 향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올 들어 7번째 발사이지만 새 정부 들어서는 첫 도발이다. 대화와 대북 압박을 병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신속하게 대처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22분 만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임 실장이 좀 더 상세한 상황을 보고하려 하자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하되 한민구 국방장관 등 지난 박근혜 정부의 안보관련 장관들도 참석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안보와 관련해서는 신·구 정부의 이견이 있을 수 없다는 일치된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 어제 동해로 탄도미사일 발사
문재인 대통령, 긴급NSC 신속 소집
새정부 북핵·미사일 재평가 필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초기 단계로 판단된다. 높은 각도로 발사돼 고도 2000㎞ 이상 치솟았고 700여㎞를 30분가량 비행했다고 한다. 일부 구간에서의 속도는 마하 15(음속 15배)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적어도 4500㎞를 비행할 수 있고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ICBM의 최소 기준인 5500㎞ 이상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도 분석됐다. 북한 ICBM의 1차 목표인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미사일을 개량하고 있는 북한은 머지않아 2차 목표인 미국 서해안, 3차 목표인 워싱턴 등 동부지역에 닿는 ICBM까지 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대화를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정부와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시하는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폭력적인 행동에 다름아니다. 북한이 당초 의도한 대로 나아가려는 이른바 북한판 ‘닥치고 핵보유국’ 추진의 모양새다.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을 개발한 뒤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전략 목표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핵장착 ICBM을 손에 쥔 채 미·북 정상회담에 나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한국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동에 한·미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의외로 성공적이고 충격이 커 앞으로 가져올 파장을 신중히 분석하는 듯하다. 그러나 중국은 크게 반발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운명을 놓고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회의를 개막하는 첫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의 도발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시진핑 주석도 “러시아와 정치적 해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우리는 북한을 거듭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특히 새 정부는 멈추지 않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의도, 예상되는 과정, 결과를 다시금 신중히 연구,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한·미 동맹과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는 결코 얻을 게 없다는 점을 거듭 각인시켜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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