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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대북 감시 돌입…“얼굴도 식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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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중앙포토]

미 공군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중앙포토]

상업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 핵시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지난달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군인들이 배구경기를 하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만일 미 공군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Global Hawk)가 같은 장면을 찍었다면 어땠을까?
일본 해상자위대 사령관 출신인 고다 요지(香田洋二)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구경기를 하는 사람의 얼굴까지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화질이 뛰어났을 것”이라고 글로벌호크의 정찰·감시 능력을 평가했다.

前 자위대 장성 "배구 하는 사람 얼굴도 식별" #10월까지 대북 감시…중국군 활동도 엿봐 #"38선 따라 바로 옆에서 보듯 대북정보 수집" #韓 공군·日 자위대도 글로벌호크 도입 예정 #

이 같은 첨단 자산인 글로벌호크가 최근 한반도 감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지지통신은 “주일미군의 도쿄(東京) 요코타(橫田) 기지에 배치된 글로벌호크가 지난 5일 밤 첫 비행을 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주일미군 취재 결과 확인한 사실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예하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있던 글로벌호크 3대가 일본에 도착한 것은 지난 1일이다. [위 관련 동영상]
앞으로 2대가 더 이동해 총 5대가 배치될 예정이다.
오는 10월 말까지 5개월 간 요코타 기지에 머무르며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 등 대북 감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일본 언론들은 동중국해나 남중국해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활동도 감시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미군 측은 하절기 태풍을 피해 괌 기지의 글로벌호크 일부를 일본에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4년에는 2대, 2015년에는 4대를 일시 배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보내지 않았다.
5대를 보내는 일도 처음이다.

※ RQ-4 글로벌호크 제원 (자료: 노스롭그루먼 등)

  전폭  

  약 40m  

  전장  

  약 15m  

  최대 순항속도  

  약 570㎞/h  

  최대 체공시간  

  약 34시간  

  최대 고도  

  약 6만 피트(약 1만8000m)  

  추진력  

  터보팬 엔진  

  탑재장비  

합성개구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 센서(EO/IR), 

신호정보(SIGINT) 수집 센서 등  

  대당 가격  

  약 1600억원

(지상장비 및 후속군수   제외)  

글로벌호크의 최대 체공시간은 34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괌 기지에서 도쿄까지 왕복 8시간이다.
5대를 교대로 운용할 경우 비행시간은 더욱 늘어나고 작전시간은 그만큼 제한될 수밖에 없다.
반면 도쿄에서 북한까지는 2시간, 북·중 국경까지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고다 요지 전 사령관은 “38선이나 동서 해안선을 따라 수평으로 비행하면 마치 옆에서 보듯 북한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면서 “글로벌호크가 3~4기 있다면 번갈아 가며 계속 감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요미우리는 “5대 중 2대는 영상정보·전파 등 신호정보(SIGINT) 수집에 특화된 '블록 30형'이고, 나머지 3대는 지상 감시가 주요 임무인 '블록 40형'”이라고 전했다.

일반 민항기의 비행 고도는 1만m 수준이다.
글로벌호크는 훨씬 높은 1만50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적의 감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광범위하게 지상 군사시설을 감시할 수 있다.
무인정찰기의 특성상 원거리 조종이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미군은 전 세계에 배치된 글로벌호크를 본토에서 원격 조정하고 있다.

한국 공군도 대북 정찰·감시를 위해 2018년부터 2년에 걸쳐 총 4대의 글로벌호크를 도입할 예정이다.
모두 블록 30형이다.
자위대도 같은 형식의 글로벌호크 3대를 2019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2015~17년도 예산에 관련 비용 490억 엔(약 4857억원)을 포함시켰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글로벌호크의 정보 수집 능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당시 글로벌호크가 인력으로는 접근이 어려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건물의 표면 온도와 변화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위 관련 동영상]
요미우리는 “자위대의 글로벌호크 배치는 독자적인 정보수집 능력 강화 차원에서 중요하다"면서 "미국의 협력을 얻어내기 위한 유력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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