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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중국산 첫 항모 진짜 센가? “방심했단 큰코다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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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Made-in-China)’ 최초 항공모함 ‘001A함(이하 산둥함)’ [사진 신화망]

‘중국산(Made-in-China)’ 최초 항공모함 ‘001A함(이하 산둥함)’ [사진 신화망]

‘중국산(Made-in-China)’ 최초 항공모함 ‘001A함(이하 산둥함)’이 진수에 성공했다. 2012년 9월 취역한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있긴 했지만, 그건 러시아에서 들여와 개조한 것이었다. 설계부터 건조까지 직접 제작한 항공모함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해군은 중국 선박중공업그룹 다롄 조선소에서 산둥함 진수식을 치렀다. 진수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대신해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참석했다.

중국 선박중공업그룹 다롄 조선소에서 진수한 ‘중국산(Made-in-China)’ 최초 항공모함 ‘001A함(이하 산둥함)’ [사진 신화망]

중국 선박중공업그룹 다롄 조선소에서 진수한 ‘중국산(Made-in-China)’ 최초 항공모함 ‘001A함(이하 산둥함)’ [사진 신화망]

이로써 중국은 이제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이어 항공모함을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국가가 됐다. 중국 언론들은 “산둥함이 ‘진정한’ 항공모함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며 “더 나아가 미·중 해군력 대결 구도를 뚜렷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도했다.

中 ‘산둥함’, 3가지 측면에서 美 항모에 열세 #이지스함과 호위함, 잠수함 등 전단, 미완성 #中 항모 건조 프로젝트, 무리한 투자? #“당장은 아니지만, 美 동맹국엔 위협이 될 수 있어”

한반도 주변에는 지금 항공모함 경쟁이다. 지난달 ‘한반도 위기설’의 중심에 섰던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함(CVN-70·이하 칼빈슨함)과 레이건함(니미츠급·CVN-76)은 임무 교대를 위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에  머물고 있다.

한·미 해군 연합훈련 ‘2016 불굴의 의지’에 참가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2000t급)가 지난해 10월 1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한·미 해군 연합훈련 ‘2016 불굴의 의지’에 참가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10만2000t급)가 지난해 10월 16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중국산 첫 항공모함, 대체 성능이 어느 정도일까. 미 핵추진 항공모함과는 어떻게 다른가. 중국 입장에서 항공모함 운용이 무리는 아닐까.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도움을 받아 항간에 떠도는 산둥함을 둘러싼 궁금증과 논란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실전 운용 경험이 없는 관계로 외국 군사전문지의 평가와 중국 해군이 공개한 제원을 주로 활용했다.

한·미 해군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 갑판 위에서 지난해 10월 14일 호크아이 조기경보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레이건함은 수퍼호닛 전투기(F/A-18), 공중조기경보기(E-2C)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사진 중앙포토]

한·미 해군 연합훈련인 '불굴의 의지'에 참가하고 있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 갑판 위에서 지난해 10월 14일 호크아이 조기경보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레이건함은 수퍼호닛 전투기(F/A-18), 공중조기경보기(E-2C) 등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사진 중앙포토]

1. ‘산둥함’, 美 항공모함와 ‘OO’가 다르다.

3가지 측면에서 미국 항공모함에 열세다.

첫 번째, 추진 체계가 다르다.  
산둥함은 디젤 추진식이다. 15일 이상 걸리는 해양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형 해상군수지원함(901·903형) 지원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칼빈슨함은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연료 재보급 없이도 20년간 운전이 가능하고, 6개월간 물자 보급도 필요 없다. 실제 칼빈슨함 등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은 한번 출항하면 9~11개월간 작전을 수행한다.

산둥함 기본 구성도 [자료 SCMP]

산둥함 기본 구성도 [자료 SCMP]

두 번째, 사출식 이륙 시스템 차이다.  
산둥함은 랴오닝함처럼 선수(船首)가 선미에 비해 높아 스키점프 방식으로 함재기를 띄우는 방식(STOBAR)이다. 반면 칼빈슨함은 갑판에 설치된 캐터펄트 장치가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로 전투기를 밀어내는 방식(CATOBAR)이다. 스키점프 방식은 러시아 전투기 SU-27, MiG-29에 맞게 설계돼 사출 방식을 바꾸면 중국 전투기도 재설계해야 한다. 지난 2일 장 빈센트 브리셋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산둥함은 함재기 이륙에 캐터펄트를 쓰지 않아 중무장의 군용기를 띄울 수 없다”며 “1950년대 초창기 미국 항공모함 설계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스키점프식의 문제는 또 있다.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 산둥함이 전투기를 띄우려면 해상 풍속과 풍향에 영향을 많이 받아 전천후 해상 공중작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실제 산둥함과 같은 사출 방식인 인도 해군의 항공모함 ‘비크란트함’도 겪는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3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러시아제 전투기와 함께 탑재될 인도제 테자스 전투기가 무장한 상태로 모의시험한 결과 비크란트함에서 드러난 이착륙 문제를 보도한 바 있다.

세 번째, 함재능력도 차이가 크다.
칼빈슨함과 비교해봤다. 산둥함은 젠(殲)-15 전투기, KA-31 대잠헬기 등 최대 36대를 탑재할 수 있다. 랴오닝함보다 12대 더 실을 수 있지만, 칼빈슨함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칼빈슨함의 경우 기종에 따라 80대까지 실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F/A-18 슈퍼호넷 전투기 50여 대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 4대, H-60 시호크 헬기 6대, V-22 수직이착륙기 등을 싣고 다닌다.

지난해 3월 12일 오후 경북 포항 인근 해상에서 열린 연합상륙훈련 '쌍용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 ‘본험 리차드함’ (LHD6 4만 500톤급)에서 수직이착륙기 (MV-22·오스프리)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해 3월 12일 오후 경북 포항 인근 해상에서 열린 연합상륙훈련 '쌍용훈련'에 참가한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 ‘본험 리차드함’ (LHD6 4만 500톤급)에서 수직이착륙기 (MV-22·오스프리)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2. 中 이지스함과 호위함, 잠수함 등 전단 보유는?

현재까지 완전하지 않다.
항공모함이 포함된 전단 구성은 매우 중요하다. 한 개 전단은 항모 1척, 잠수함 2~3척, 이지스함 및 구축함 3~5척, 군수지원함 등으로 구성돼 작전 반경이 500~100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아직 완전한 항모전단을 구축하지 못해 주요국 항모전단에 대적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지난 3월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실린 미국과 중국의 해상 전력을 비교·분석한 기사를 보자. 이에 따르면 항공모함은 기존의 랴오닝호까지 모두 두 척에 불과하다. 현재 총 20대 중 11대의 항공모함을 운용 중인 미국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항공모함을 보호할 수 있는 구축함과 잠수함 보유 현황도 마찬가지다. 중국 해군이 보유한 구축함은 17척, 잠수함 70척인데 반해 미국은 구축함 62척, 잠수함 73척에 이른다. 항공모함을 포함한 배수량으로 비교하면 중국 해군은 950만 t(톤) 규모의 미국 해군군의 4% 수준(40만t)에 불과하다.

지난 1월 초부터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함재기인 '젠(殲)-15' 전투기가 훈련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지난 1월 초부터 남중국해에서 해상 군사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에서 함재기인 '젠(殲)-15' 전투기가 훈련하고 있다. [사진 중앙포토]

중국 해상전력 공백, 어떻게 메우고 있나.  
신형 공중 조기경보기 쿵징(空警)-500을 국경 지대에 급파했고, 랴오닝성 선양의 로켓군 제51기지에는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東風)-21를 비롯해 둥펑-31A, 둥펑-03 탄도미사일 운용에 나서고 있다.

신형 공중 조기경보기 쿵징(空警)-500 [사진 신화망]

신형 공중 조기경보기 쿵징(空警)-500 [사진 신화망]

3. 영국·프랑스 항공모함보다는...

추진 체계: 영국은 ‘디젤’, 프랑스는 ‘핵추진’
산둥함과 마찬가지로 영국의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올해 인도)과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2019년 인도), 러시아 ‘쿠즈네초프’, 인도 ‘비크란트함’ 등은 모두 디젤 추진 방식이다. 미국과 프랑스를 제외하면 모두 디젤 추진식 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미국 외에 유일하게 핵 추진 항공모함 샤를드골함을 운영하고 있다.

‘052D’급 구축함은 DH-10장거리 순항미사일과 HQ-9 함대공미사일 등 64발의 대함·대공 미사일을 수직발사대에 수납하고 대(對)잠수함용 어뢰를 탑재해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강력한 호위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은 중국판 이지스함인 ‘052D’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으로 빨간선 안이 위상배열 레이더가 장착된 곳이다. [사진 PLAN]

‘052D’급 구축함은 DH-10장거리 순항미사일과 HQ-9 함대공미사일 등 64발의 대함·대공 미사일을 수직발사대에 수납하고 대(對)잠수함용 어뢰를 탑재해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의 강력한 호위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사진은 중국판 이지스함인 ‘052D’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으로 빨간선 안이 위상배열 레이더가 장착된 곳이다. [사진 PLAN]

산둥함은 최신형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레이더가 눈에 띤다. 산둥함은 052D급 중국의 최신예 이지스함처럼 ‘4면 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했다. 이 레이더는 미국의 F-35 스텔스 전투기도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 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매트(The Diplomat)’는 미 해군 정보국(ONI) 보고서를 인용해 “052D형 구축함은 ‘4면 위상배열 레이더’ 덕분에 연안배치 대공망을 벗어난 해역에서도 항공모함에 대한 방공망을 지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의 경우 라팔을 비롯해 조기경보기 호크아이 등 첨단 레이더가 탑재된 항공기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문제로 신형 항공모함을 추가로 건조하는 것은 물론 레이더 장비 개량 사업도 보류한 상태다.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사진 차이나랩]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사진 차이나랩]

4. 中 항공모함 건조 프로젝트, 무리한 투자?

아무도 모른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항공모함은 막대한 개발비와 건조·운영비 때문에 유지 자체가 어렵다. 항공모함을 가진 나라가 미국을 비롯해 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등 10개국 뿐인 이유다. 인도는 항공모함을 보유한 뒤 군사력 순위에서 전 세계 4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연간 3000억~5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유지비 부담은 고스란히 남았다. 미국은 11척이나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국가는 한두 척 가진 게 대부분이다.

中, 2020년까지 항공모함 총 5척 더 내놓는다.
중국은 2015년부터 5년간 6만~7만t급 항공모함을 최대 6척 건조할 계획이다. 영국 군사 전문매체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는 미국 니미츠급 항공모함 건조 비용이 최대 70억 달러(7조8000억원)가 들고, 중국 산둥함의 경우 30억 달러(3조4000억원) 수준을 예상했다. 하지만 윤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공개하는 군사안보 관련 문서로 ‘중국국방백서’가 유일한데 항공모함,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 무기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다”며 “외산 무기나 장비 조달 등은 아예 국방예산에서 빠져 있어 실제 군사비는 2배에 달하리라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방부 산하 국방대학의 군사경제연구센터는 아예 “지난해 중국 국방비는 전체 GDP의 1.28% 수준으로 1인당 군비 지출이 일본·미국의 각각 5분의 1, 20분의 1”이라며 “중국군 현대화에 쓸 국방비가 ‘턱 없이’ 부족하다”고 공식적인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미국 항모보다 성능과 전력 모든 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군의 해군력에 대한 투자가 ‘현재진행형’이란 점도 분명해졌다. 중국군은 2025년까지 핵 추진 항모 2척 등 6척의 항모를 보유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2위의 해군 전력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미국 외교정책이사회(AFPC)의 아시아안보 담당 제프 스미스는 산둥함 진수를 두고 “중국이 본국 해안선에서 수천㎞ 떨어진 곳에서도 군사적 존재감을 보여줄 능력을 갖췄다”며 “당장 미국 항모에 비견될 수준은 아니지만, 남중국해를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서 항모전단 자체가 없는 동맹국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차이나랩 김영문

* 윤석준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1976년 해군사관학교 학사, 1986년 대만 국방대 푸싱캉 정치연구소 석사, 1992년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중국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12월 해군 제대 이전까지 해군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복무했으며, 주요 보직으로 해군 본부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거쳤다. 현재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법률사무소 충민 중국/아시아 담당 상근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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