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어린이날인 5일 ‘고향’ 부산 표심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문재인 vs 안철수 #문 “부산 디비졌다, 60% 압승 기대” #포항선 “TK서 국정농단 심판해야” #안 “1·2번 후보는 과거, 3·4·5가 미래” #오전 9시부터 걸어서 부산 누벼
◆문재인, 김덕룡·김현철·김홍걸 대동=문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을 방문해 비가 오는 광복동 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했다. 부산 유세는 지난달 22일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유세장에 온 시민들에게 “부산이 진짜 디비졌네요. 제 고향 부산 압승 기대해도 되겠습니까”라며 “부산 (지지율) 60%, 부·울·경 전체 50% 어떻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연설 도중 “여기 얼마나 투표하셨나 손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라고 물어본 뒤에 “사전투표 못하신 분들, 9일에는 꼭 투표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다 도와주셔야죠”라고 말했다. 연설 도중 사전투표율이 적힌 쪽지를 받고는 “사전투표 최종 결과가 나왔는데 26% 넘었네요”라고 말했다. 연설 마지막엔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을 시민들과 함께 연호했다.
유세차에선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등과 손을 잡고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 농단 세력과 손잡고 공동정부 하자는 후보도 있다. 국민 통합이 아니라 야합”이라며 안 후보를 겨냥했다. 앞서 문 후보는 포항을 방문해 TK(대구·경북) 표심도 겨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국정 농단’ 책임론을 부각하며 “이번엔 TK 가 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사흘째 ‘뚜벅이’=안 후보는 문 후보보다 먼저 부산을 찾아 ‘뚜벅이 유세’를 했다. 안 후보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집에 들르지 않는 ‘걸어서 국민 속으로’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문·안 두 후보는 부산 표밭을 누볐지만 서로 마주치지는 않았다.
안 후보는 오전 9시 진구 부전시장에서 시작해 오후 6시30분까지 벡스코와 사직야구장, 남포동 비프(BIFF·부산국제영화제) 거리, 부산 시민공원 등을 걸어 다니며 시민들과 만났다. 프로야구 롯데와 기아의 경기가 열린 사직구장에선 유세에 동참한 부인 김미경씨와 딸 설희씨를 만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우리가 또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미래로 갈 것인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1, 2번 후보는 과거이고 3, 4, 5번은 미래”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어린이날 큰잔치’가 열린 벡스코에서 학부모들과 만나 “교육을 제대로 바꿔 우리 아이들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사교육비를 없애 아이들 학교만 보내도 되게 하는 게 제 꿈”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학제 개편 등 자신의 교육공약을 비판한 것과 관련, “돈이 아무리 많이 들어도 바꿔야 하는 것이 교육”이라며 “이에 대해 정치 공세나 하고 돈 문제를 운운하는 정신 상태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안 후보는 어린이날을 맞아 ‘동심’ 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문 후보는 어린이의 쉴 권리,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수업 없는 날’(초·중학교)의 단계적 도입과 국공립 어린이병원 권역별 설치, 아동학대 처벌 강화 등을 약속했다. 안 후보는 “임신과 출산, 초기 육아기간에 각종 지원을 집중하는 인구 투자 정책을 실시하겠다”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아동수당 지급 등을 담은 ‘안심 동심’ 공약을 발표했다.
정종훈·안효성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