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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욱일기 응원' 日 가와사키 구단에 벌금 부과

중앙일보

입력

일본 군국주의 상징 '욱일기'

일본 군국주의 상징 '욱일기'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한국과의 경기에서 전범기인 '욱일기(사진)'를 관중석에 내건 자국 응원단의 행동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일본 프로축구 가와사키(川旗) 프론탈레 구단에 4일 벌금을 부과했다.

1년 내 같은 사안 재발시 '가와사키 홈 무관중 1경기'

AFC는 지난달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수원-가와사키 경기에서 일본 응원단이 욱일기를 내건 것은 차별적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등에 위반된다며 벌금 1만5000달러(약 1700만원) 처분을 내렸다.

앞으로 1년 안에 같은 사안이 재발하면 가와사키 홈에서 AFC 주관으로 열리는 국제대회 한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도록 '무관중 1경기 집행유예'도 결정했다.

AFC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와사키 응원단의 행동은 상대 팀에 모욕감을 주거나 정치적으로 인식되는 슬로건을 내보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징계규정 58조와 65조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AFC 규율위원회는 인종이나 정치적 신조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규정에 위반되는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가와사키 측은 "정치적, 차별적 행동이 아니다. 일본 국내에서는 4일 열린 J1 우라와(浦和)레즈-가시마(鹿島)앤틀러스 경기에서도 욱일기를 사용한 응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와라시나 요시히로(藁科義弘) 가와사키 구단 사장은 "우리의 입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이다. 어떤 이유로 이같은 결정이 나왔는지를 AFC로부터 듣고 향후 방침을 검토하겠다"며 "10일 이내에 처분 이유의 설명을 요구하는 문서를 AFC에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배너류(깃발·현수막)를 내거는 행위에 대해서는 자제를 요청하는 등 대책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라이 미쓰루(村井滿) J리그 이사장은 "이번 결정이 욱일기가 정치적, 차별적이라는 근거에 입각한 것이라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가와사키 서포터(응원단)인 일본인 남성 두명은 당시 수원경기 킥오프에 앞서 관중석 의자에 욱일기를 내걸었다.

수원 측 관계자가 욱일기를 몰수했고 양측 응원단 사이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일본 축구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구단이 국제단체로부터 무관중 경기의 엄벌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상징이다. 일본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주위에 아침 햇살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한 깃발로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했다.

현재는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가 욱일기 문양으로 군기(軍旗)를 만들어 쓰고 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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