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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 오빠 어디로 들어와요?"…해방구 된 '영화 도시' 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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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거리 곳곳이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은 영화 팬들로 북적였다.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 등 '황금연휴'까지 겹치면서 평일보다 인파가 두 배 이상 늘었다.

영화제에 황금 연휴까지 인파 몰려 #58개국 229편 영화 골라보는 재미 #인근 객리단길 '먹방 투어'도 인기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슬로건을 내건 올해 영화제에서는 세계 58개국, 229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CGV 고사점 1층 매표소도 영화 티켓을 사려는 행렬이 이어졌다.영화제 자원봉사자인 '지프(JIFF)지기' 장연성(23·전북대 소프트웨어공학과 3학년)씨는 "보통 하루에 68편 정도가 상영되는데 이 중 20편이 매일 매진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기 있는 영화는 인터넷 예매가 끝나고 남은 14~15개의 현장 표를 구하기 위해 밤을 새우는 관객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3일 전주시 고사동에 설치된 돔 극장 안을 한 관람객이 들여다 보고 있다. 김준희 기자  

3일전주시 고사동에 설치된 돔 극장 안을한 관람객이 들여다 보고 있다. 김준희 기자

부대에서 외출을 나온 이모(23) 상병은 극장에 놓인 영화제 안내 책자를 유심히 살펴봤다. 그는 "공포영화 빼고 영화는 다 좋아한다"며 "봄나들이 나온 기분으로 극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3일 전주시 고사동 CGV 내 매표소에서 관객들이 표를 구입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3일 전주시 고사동 CGV 내 매표소에서 관객들이 표를 구입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외국인도 눈에 많이 띄었다. 미국인 존 잭슨(John Jackson·70)은 "오전 11시에 상영하는 '스튜던트(The Student)'를 보기 위해 아침에 전주에 왔다"고 말했다. 본인을 "조선대 교수"라고 소개한 그가 보려는 영화는 독일의 극작가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Marius von Mayenburg)의 '순교자'라는 희곡을 러시아 출신 키릴 세레브렌니코프(Kirill Serebrennikov)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3일 오후 전북 전주시 CGV 고사점에서 진행된 전주국제영화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강동원.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

극장 밖에선 여고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마스터'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하는 배우 강동원을 보기 위해서다. 박은수·장예진(17·전주상업정보고 2학년)양은 "아침 8시50분에 극장에 왔는데 현장 표가 모두 팔렸다"며 "극장 문이 두 개인데 강동원 오빠가 어디로 들어올지 몰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영화제를 찾은 관람객들로 인근 상가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화의 거리 내 커피숍 '작은 곰자리' 임혁(35) 대표는 "영화제 동안 하루 평균 300~500명이 찾으면서 매출이 6~7배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를 오가는 유동 인구만 따지면 평소보다 평일은 100배, 휴일은 200배 정도 많다"고 덧붙였다.

3일 전주 돔 상영관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졸업 앨범을 촬영 중이다. 김준희 기자

3일 전주 돔 상영관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졸업 앨범을 촬영 중이다. 김준희 기자
3일 전주 돔 상영관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졸업 앨범을 촬영 중이다. 김준희 기자

맛의 고장답게 '먹방 투어'를 즐기는 관광객들도 많다.특히 영화의 거리 옆에 있는 일명 '객리단길'이 붐볐다. 객리단길은 다가동 객사1~2길 인근 지역을 부르는 신조어로 풍패지관 '객사'와 서울의 '경리단길'이 합쳐진 이름이다. 최근 소자본 청년 창업가들이 모여들어 다양한 맛집을 열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서울 명륜동에서 온 한수종(33)·성은주(31·여)씨 커플은 전날 전주 한옥마을을 구경하고 객리단길을 찾았다.한씨는 "건물들이 크진 않지만 독창적이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인상적"이라며 "철판볶음밥을 먹은 후 오후에 영화를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3일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내 커피숍 '작은 곰자리'. 김준희 기자

3일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내 커피숍 '작은 곰자리'. 김준희 기자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삼백집'. 김준희 기자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삼백집'. 김준희 기자

전주 객리단길에 있는 '경아분식'. 김준희 기자

전주 객리단길에 있는 '경아분식'. 김준희 기자

점심 시간이 되자 '경아분식'에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메뉴는 손수제비와 비빔밥(이상 5000원), 바지락 라면(3000원), 김밥(1500원)이 전부였지만 손님들은 연신 "대박"을 연발했다. 사장인 김모(58·여)씨는 "2009년 가게 문을 열 때 둘째 딸 이름을 땄다"며 "지난해 가을부터 인근에 가게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손님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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