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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인천 차이나타운 속 '동화마을'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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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해요. 동화 같은 분위기 아니 동화책 속으로 들어온 거 같아요.”
지난달 30일 오후 인천 송월동 동화마을에서 만난 대학생 김나영(20·여)씨 말이다. 김씨는 같은 학과 친구들과 차이나타운을 찾았다가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고 했다.

2015년 개장 이후 데이트 코스로 자리잡아 #전래동화 세계명작 캐릭터 다양 #전철 1호선 인천역에서 10분 거리 #짜장면도 먹고 월미도 관광도

김씨는 “친구들과 짜장면을 먹은 후 어디 갈까 고민했는데 바로 옆에 이런 게 있어 신기했다”며 “답답한 실내보다 바깥에 이런 게 있어 사진찍기도 너무 좋다”고 했다. 함께 온 친구들도 “인위적이지만 인위적이 아닌 자연과 어울리는 형형색색의 공간”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인천 동화마을 입구에 설치된 상징 조형물. 인천=임명수 기자

인천 동화마을 입구에 설치된 상징 조형물. 인천=임명수 기자

동화마을은 2015년 조성됐지만, 주말이면 가족여행객과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여전히 인기가 많은 곳이다. 실제 이날도 골목마다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이곳에는 세계 명작동화와 한국 전래동화 속 주인공들이 골목골목에 숨어 있다. 박물관과 같은 실내공간에 조성된 것은 아니다. 송월동 주변 200~300여 가구의 벽과 집 안마당, 골목 등에 만들어졌다. 흉가나 빈집이 아닌 실제 주민들도 거주하고 있는 주택가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따사로운 햇살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구경할 수 있다는 점도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유다.

바다 속 신비의 세계를 그려 넣은 벽화. 인천=임명수 기자

바다 속 신비의 세계를 그려 넣은 벽화. 인천=임명수 기자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등 동화 속 다양한 캐릭터들의 조형물이 곳곳에 숨어 있다. 또 골목 사이사이에 있는 전신주는 ‘잭과 콩나무’의 콩나무가 됐다. 당장에라도 하늘로 연결해 줄 것처럼 보였다.

동화마을 한 지붕위에 앉아 있는 동화속 피노키오.  [사진 중구청]

동화마을 한 지붕위에 앉아 있는 동화속 피노키오. [사진 중구청]

또 트릭아트(입체형 그림)로 꾸며진 흥부와 놀부, 용왕님의 병을 고치려는 이야기 ‘토끼와 자라’, ‘선녀와 나무꾼’ 등을 만날 수 있다. 마음씨가 좋은 ‘혹부리 영감’도 만날 수 있다.

동화마을안길에 그려진 흥부와 놀부 캐릭터를 담은 벽화.  인천=임명수 기자

동화마을안길에 그려진 흥부와 놀부 캐릭터를 담은 벽화. 인천=임명수 기자

경기도 이천에서 가족과 함께 온 성상욱(47)씨는 “박물관 등은 조용하고 정숙한 분위기지만 이 곳은 생동감이 있어 좋다”며 “다만 이곳 주민들의 주말을 방해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인천 송월동에 동화마을이 생긴 이유는 낙후된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다. 송월동은 소나무가 많고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달이 운치가 있어 송월(松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된 후 독일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부촌(富村)이었다. 하지만 1970~80년대 인천 주변 도심개발과 서울 상경 인구가 많아지면서 노인들만 거주하는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활기를 잃고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 인근 차이나타운과 극과 극으로 갈라졌다.

세계 명작동화 '잭과 콩나무'의 소재가 된 골목안 전신주.

세계 명작동화 '잭과 콩나무'의 소재가 된 골목안 전신주.

인천시 중구는 2013년 4월 국비를 포함한 57억원을 투입해 주거환경 개선에 나섰다. 꽃길을 만들기 시작했고, 벽화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2015년 동화를 테마로 한 마을로 조성해 일반에 공개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동화마을 조성으로 낙후된 지역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인천 대표적 관광지로 거듭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을 위해 마련된 캐릭터 벤치.

관광객들의 사진 촬영을 위해 마련된 캐릭터 벤치.

동화마을은 전철 1호선 종점 인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주도로인 ‘동화마을길’과 왼쪽으로 나란히 난 ‘동화마을안길’ 각 200여m 구간에 조성돼 있다.

이 곳에서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에는 국내 최초 짜장면 집을 비롯해 ‘하얀짜장’, ‘찹쌀탕수육’, ‘백년짜장’ 등 다양한 종류의 짜장면과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월미도관광특구도 인천역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다. 동화마을에서 사진찍고, 차이나타운에서 들러 짜장면 먹은 뒤 월미도공원에 가는 것이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코스 중 하나다.

인천 = 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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