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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Mr. 2000 … 홍성흔 “감독 돼 다시 만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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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에서 18년 동안 활약했던 홍성흔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딸 화리(오른쪽)양이 시구자로 나선 가운데 홍성흔이 공을 받았다. 아들 화철(가운데)군은 시타를 맡았다. [뉴시스]

프로야구 두산과 롯데에서 18년 동안 활약했던 홍성흔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롯데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딸 화리(오른쪽)양이 시구자로 나선 가운데 홍성흔이 공을 받았다. 아들 화철(가운데)군은 시타를 맡았다. [뉴시스]

‘쾌남’ 다운 마지막이었다. 홍성흔(40·전 두산)이 눈물 대신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정들었던 잠실야구장서 은퇴식 #두산서 14년, 롯데서 4년 선수생활 #MLB 루키리그팀 코치 연수 중 귀국 #얼굴 그을리고 체중 15㎏이나 빠져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 앞서 홍성흔의 은퇴식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유니폼을 벗은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산하 루키리그 팀에서 코치 연수 중이다. 홍성흔이 롯데에서도 4년간(2009~2012년) 뛰었기 때문에 두산은 롯데전에 맞춰 은퇴식을 잡았다.

홍성흔은 “두산 구단의 배려에 감사드린다. 두산에서만 뛴 선수가 아니어서 은퇴식도 못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얼굴이 까맣게 그을린 그는 “마이너리그는 훈련량이 많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선수들 훈련을 돕느라 몇 달 사이에 체중이 15㎏이나 빠졌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언제나처럼 쾌활하게 제2의 야구인생을 살고 있었다.

지난 2015년 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한 홍성흔. [중앙포토]

지난 2015년 통산 2000안타 기록을 달성한 홍성흔. [중앙포토]

은퇴식을 기념해 홍성흔과 두산 선수들은 ‘반달곰 유니폼’을 입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두산 선수들이 착용했던 추억의 유니폼이다. 홍성흔은 팬들에게 인삿말을 한 뒤 오픈카를 타고 야구장을 돌았다. 두산과 롯데 팬 모두가 큰 박수를 보냈다.

시구는 홍성흔의 딸이자 아역배우인 화리(12)양, 시타는 아들 화철(9)군이 맡았다. 현역 시절처럼 홍성흔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을 받았다. 홍성흔은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아빠는 내내 미소를 지었지만 딸은 아빠 대신 펑펑 울었다.

홍성흔은 1999년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주전 포수를 꿰찼고, 그 해 신인왕에 올랐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2009년 자유계약선수(FA)가 돼 롯데로 이적했다. 2013년 두산으로 돌아와 지난해 은퇴했다. 프로 18년 통산 기록은 타율 0.301, 208홈런, 1120타점. 2015년엔 한국 프로야구 오른손 타자로는 최초로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홍성흔은 “개인기록 중에선 2000안타가 가장 소중하다. 신인왕 수상, 2001년과 2016년 우승도 기억난다. 무엇보다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행복했다” 고 말했다.

홍성흔의 꿈은 MLB에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홍성흔은 “아직 정식 코치가 아니다. 훈련이 끝나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연수를 도운 박찬호 선배가 ‘적응력은 끝내준다’고 하더라”며 “선수들과 함께 뛰는 열정적인 지도자가 되고 싶다. 훗날 한국 프로야구 감독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2만5000명) 앞에서 두산을 6-0으로 물리쳤다. 롯데는 잠실 8연패 및 두산전 4연패에서 벗어나며 5위(13승13패)로 올라섰다. 롯데 선발 김원중은 6이닝 4피안타·무실점 호투하면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NC 맨쉽, 데뷔 6연승 신기록=광주에서 NC는 선두 KIA를 12-1로 이겼다. 6이닝 동안 4피안타·1실점하고 승리투수가 된 NC 선발 맨쉽은 한국 프로야구 데뷔 최다 연승(6승)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트래비스 밴와트(2014년 SK)의 5연승이었다. NC 박석민은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5타수 4안타·6타점을 기록했다. 팀 홈런 1위(47개) SK는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 5방을 터트리며 13-2로 이겼다. SK 최정은 3회 시즌 12호 솔로포를 터뜨리며 홈런 1위를 질주했다.

◆프로야구 전적(30일)

▶LG 7-5 kt ▶NC 12-1 KIA ▶SK 13-2 삼성
▶넥센 5-4 한화 ▶롯데 6-0 두산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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