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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산소탱크 인기 폭발, 북핵 때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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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압벌크공업이 제작해 시중에 판매 중인 산소룸. [사진 일본기압벌크공업 홈페이지 캡처]

일본기압벌크공업이 제작해 시중에 판매 중인 산소룸. [사진 일본기압벌크공업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핵공격에 대한 일본인들의 심각한 두려움을 보여주는 특이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산소탱크를 핵셸터(핵 폭발 시 대피용 방공호)로 사용할 수 있는지 관련 기업에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27일 전했다.

"피로회복 돕는 '산소룸' 지하에 묻어 사용" #인터넷서 관련글 퍼지자 업체에 문의 쏟아져 #日 정부, 한반도 관련 과도한 공포심 조장 탓?

시즈오카(静岡)시의 건강기기 제조업체인 ‘일본기압벌크공업’은 10여 년 전부터 일명 ‘산소룸(사진)’을 제작해 팔고 있다.
사람이 들어가 쉴 수 있도록 만든 철제 산소탱크인데, 업체 측은 다량의 산소를 공급해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외부의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견고하게 제작됐으며 내부에서 기압을 조절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 산소룸을 사서 지하에 설치한 뒤 핵쉘터로 쓰는 사람이 있다는 인터넷 게시글이 퍼지면서 관련 문의가 업체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문의는 해외에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들어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다소 과도한 공포심을 조장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외무성은 해외안전 홈페이지에 이례적으로 ‘한국 여행객은 한반도 정세 정보에 유의하라’는 주의문(관련 링크)을 지난 11일부터 게재하고 있다.
또 일본 내각부 등은 지난 2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47개 도·도·부·현)의 위기관리 담당자 70여 명을 도쿄로 불러 북한 탄도미사일 낙하 시 대응법 등을 알리는 설명회를 가졌다.
조만간 일본 곳곳에서 실제 대피훈련까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자위대 전력을 강화하고 평화헌법을 고쳐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일본판 ‘북풍’을 이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내 개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투표까지 단번에 통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본 우익에서 계속 나오는 실정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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