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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홍준표 "북한군 복무기간 아느냐"…7년ㆍ10년 중 정답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군복무 기간 규정과 달리 더 오래 근무해
정세에 따라 변동, 대체로 10년 내외로 알려져
특수부대, 병과특기에 따라 15년 이상 복무
7년ㆍ10년 대체로 맞아, 홍 후보가 더 가까워

북한군 의무 복무기간을 두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중앙일보ㆍJTBCㆍ한국정치학회 공동 주관으로 25일 열린 대선후보 토론에서 홍 후보는 “북한의 복무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며 문 후보에게 물었다. 문 후보는 7년이라고 답했고 홍 후보는 10년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복무기간은 문 후보의 7년과  홍 후보의 10년 중 무엇이 사실인지 확인해 봤다.

북한의 병역기간은 1958년 ‘내각결정 제148호’에 따라 처음 정해졌다. 당시에는 지상군은 3년 6개월, 해ㆍ공군은 4년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5~8년 동안 복무해 규정보다 길었다. 남북한 긴장관계와 국제정세변화에 따라 실제의 복무기간은 변동이 있었다.

1993년 김정일이 ‘복무 연한제’를 지시해 만 10년을 복무한 뒤 제대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런 규정 역시 현실에선 달랐다고 한다. 남자는 12년, 여성은 7년 동안 복무한 뒤 제대한다. 특수부대는 13년 이상 복무하고 특기에 따라서 복무기간이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특별지시에 따라 무기한 근무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3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군사복무법에 복무기간을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정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생일 105주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군 특수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김일성 생일 105주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군 특수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따라서 북한에서의 복무기간은 대내외 상황에 따라 바뀌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방부에서 지난해 12월 발간한 국방백서는 북한의 군사력을 평가하면서 복무기간을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계자는 “북한의 복무기간을 정확하게 몇년이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전차부대 소좌(소령)로 근무했던 탈북자는 “의무 복무기간은 10년이지만 늘어나거나 줄어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무기간이 길지만 사회에서 간부로 임용될 때 중요한 경력이 된다”고 했다. 북한에서는 복무기간이 길어 군 복무를 마친 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서 1군단 정치군관으로 복무했던 탈북자는 “군대에서 병사들의 재대 후 진로와 대학 진학까지 관리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 복무기간이 한국에 비해 훨씬 긴 것은 사실이다. 대체로 10년 내외로 복무하는 것으로 보인다. 군 복무기간을 언급한 홍 후보와 문 후보의 발언 가운데 홍 후보가 사실에 더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박용한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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