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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압도적" "뜨긴 떴나보다" "많이 초조했나봐"…포털은 '돼지'가 점령

중앙일보

입력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제19대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렸다. 유승민 바른정당·안철수 국민의당·홍준표 자유한국당·문재인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제19대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렸다. 유승민 바른정당·안철수 국민의당·홍준표 자유한국당·문재인 더불어민주당·심상정 정의당 후보(왼쪽부터)가 토론 시작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가) 압도적이지 않았나"(문재인)
"내가 뜨긴 떴는 모양이다." (홍준표)
"(문재인 후보는 의혹을) 남은 기간 동안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건데 숨길 게 많다는 표시 아니냐"(안철수)
"딸 키우는 사람으로서 이건(홍준표 후보의 출마는) 말이 안 되는 출마다."(유승민)
"오늘 후보들이 많이 초조했나보다. 의제에서도 많이 벗어나고,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드러내고. 제가 좀 바로 잡아 보려고 애를 많이 썼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다."(심상정)

대선후보 '5인5색' 3차 TV토론회 평가 #문 "내가 압도" 홍 "뜨긴 떴는 모양" #포털 검색어엔 '돼지' 관련어가 점령

지난 23일 밤 3차 TV토론회를 마친 대선 후보들의 반응이다. 평가는 서로 달랐지만 홍준표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점, 정책토론이 부족했다는 점에서는 후보간 의견이 비슷했다.

토론 초반부터 ‘돼지흥분제’ 파문으로 사퇴공격을 받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내가 뜨긴 떴나보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토론이 진행중이던 시간 홍준표 후보의 이름과 함께 돼지흥분제, 강간미수, 성폭력, 돼지발정죄, 사퇴 등의 단어가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토론회 도중 포털에 올라온 실시간 검색어.

토론회 도중 포털에 올라온 실시간 검색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토론회 직후 “초반부터 말했지만 저도 딸 키우고 집사람 둔 사람으로서 이건 말이 안 되는 출마”라며 “마음이 개운치 않은 토론이었다”고 반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우리나라 보수세력은 한마디로 막가파다. 염치도 양심도 없다"며 불쾌함을 표했다.

문재인 후보 선대위는 전반적으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문 후보는 토론 직후 "토론을 통해서 후보 간의 우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 아닌가 한다“며 ”좀 더 품격있는 토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24일 ”문재인 후보는 전반적으로 안정감있는 자세로 균형잡힌 식견을 보여줬다“며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후보의 색깔론을 앞세운 네거티브 공세에도 팩트제시하며 단호하고 신뢰성 있는 답변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문 후보가 ”네거티브로 아쉬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수처 설치 등 생산적인 정책토론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일관되게 정책선거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자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두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외교안보·정치를 주제로 토론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오른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3일 오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자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두 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외교안보·정치를 주제로 토론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에 대한 검증의 끈을 더 조였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상임위를 열자는 제안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은 데 대해 "결국은 남은기간 동안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건데, 국민들 알권리 차원에서 그건 아니라고 본다. 숨길게 많다는 표시”라고 했다. 양자토론이나 3자 토론에 대한 갈증도 표했다. 안 후보는 “사람 수가 적으면 좀 더 집중적으로 토론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24일 논평을 내고 “민주당발 가짜뉴스가 정말 가짜였다는 사실을 문 후보가 실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이어 “반면 문재인 후보는 여전히 답변을 거부하고 고압적 자세로 회피하는 ‘박근혜식 불통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정면을 보고 발언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안 후보를 보고 발언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KBS TV토론 방송 화면 캡처]

정면을 보고 발언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안 후보를 보고 발언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KBS TV토론 방송 화면 캡처]

토론 초반부터 사퇴 압력을 받은 홍준표 후보는 크게 개의치 않은 태도를 보였다. 홍 후보는 “내가 뜨긴 뜨는 모양”이라며 “세 사람이 전부 견제를 하고 안철수 후보도 나한테 공격을 하고, 생전 안하던 짓을 한다”며 공격을 받아넘겼다. 홍 후보 측 정우택 선대위원장은 24일 선대위 회의에서 “어제TV토론에서도 국민께서 보았듯이 홍준표 후보만이 유일하게 확고한 안보관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잘못을 정직하게 국민께 말할 수 있고,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할 자신감과 결기를 보여준 당당한 후보라는 점이 분명해 졌다”고 했다.

정우택 선대위원장은 문재인 후보를 염두에 둔 듯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북한에 달러를 더 퍼주겠다고 하고, 북한을 적으로 부르지도 못하고, 당선되면 평양부터 달려가 김정은과 포옹이라도 하겠다는 후보는 감히 안보 대통령을 말할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고, 안철수 후보에 대해 “참으로 수준낮고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상왕의 꼭두각시 후보”라고 날을 세웠다.

유승민 후보는 토론 후에도 문재인 후보에 대한 아쉬움을 거듭 드러냈다. 유 후보는 송민순 전 장관이 제기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을 거론하며 "문 후보는 계속 말을 바꾸고 거짓말을 하신다"며 "송민순 장관과 백종천 안보실장, 김만복 국정원장 그런 분들의 증언이 엇갈리기에 청와대 국정원에서 보관하는 서류 있으면 빨리 내놓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아직 (대선이)16일 이후이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 말에 대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다"고도 했다.
홍 후보에 대해서는 "저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이 점에 대해서 가만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중앙선관위 대선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도 토론회 직후 자유한국당을 거론하며 "자신들이 내세운 대통령이 한국 최초로 파면됐으면 석고대죄하고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지 또 형사피고인을 대통령 후보로 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이 분이 꼼수를 써서 경남도민 참정권도 유린하고 연일 엽기적인 말과 행동으로 국민들 우롱하고 특히 여성들 가슴에 상처를 주고. 제가 특히 이번에 입에도 담기도 뭐한데 아무튼 성폭행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이런 분이 대한민국 통 후보가 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국민들 자존감에 큰 상처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심 후보 선대위는 "우리 정치의 고질병이자 불치병인 색깔론에 단호하게 맞섰다"며 "북한인권결의안 논란의 핵심은 당시 정세에서 통치권자의 결정이 옳았느냐, 애초 정부의 입장이 북의 입장을 확인한 후 바뀌었느냐를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심 후보 측은 이어 "주적 논란을 확산시키는 안철수 후보를 향해 또 다른 색깔론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자평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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