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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해수담수화는 미래의 ‘블루골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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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병수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김병수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생명의 근원인 물’, 하지만 중동, 아프리카를 넘어 우리나라 일부 해안·도서·산간, 심지어 내륙지방도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물 부족은 점차 심화되어 OECD ‘2050 환경전망보고서’는 2025년 30억 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 받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지구상의 물은 풍부하나 담수는 3%에 불과하다. 이에 세계미래학회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기술을 미래의 ‘블루골드’라 칭하였으며, 국제담수협회가 역삼투(RO)시장을 2020년 33조원으로 전망할 만큼 해수담수화 시장은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시장을 변모시키고 있다. 국내 기업이 증발법으로 세계시장 1위를 지켜왔으나, 최근 고효율의 RO방식이 선호되며 프랑스 등 선진국 주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기술력의 척도는 물 1톤 생산에 소비되는 에너지량으로 RO방식 세계 수준은 3.6㎾h/톤이고, 국내 기술은 3.9㎾h/톤이다. 우리는 선두와 약 87.4%, 2.4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R&D 투자 등 다양한 노력에도 가야할 길이 멀다. 세계의 주역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선진 기업을 따라잡기 위한 핵심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수질별 운영효율 차이가 큰 플랜트 특성상 맞춤형 개발은 필수적이므로 해외진출 기반마련을 위해 세계 최대시장인 중동에서 운영효율 3.3㎾h/톤을 목표로 스페인, 프랑스 등과 함께 아랍에미리트연합 담수화기술 실증시범사업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현지 맞춤형기술의 개발·검증은 국제경쟁력 확보에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둘째, 시장 선점을 위한 선도형 기술혁신에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첨단소재 개발과 융합기법의 진화로 시장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소수성 분리막 이용하는 막 증발법, 염도차를 이용한 정삼투법, 염도차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압력지연삼투법, 세라믹, 탄소나노튜브 등 신소재 분리막 등이 여기 해당한다. 이미 막 증발법은 사우디해수담수화공사의 제안으로 공동연구를 추진 할 만큼 소기의 성과를 보이므로, 기술혁신 분야에 지속적 투자를 한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수담수화 산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플랜트 산업은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크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전문인력이 요구되는 고용창출형 산업이다. 핵심부품과 장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으로 내수시장 안정화 및 활성화를 도모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경쟁력 확보 및 고용 창출을 확대해야한다. 아울러, 기술검증 및 활용실적 확보로 해외진출을 본격화 해야한다.

해수담수화 플랜트는 첨단 수처리 기술의 집약체이자 고부가가치 창출산업으로 잠재력과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정부·학계·산업계가 협력하여 기술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다면 블루골드인 해수담수화시장에서 우리가 글로벌 강국으로 또 하나의 신화를 창조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김병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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