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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콜로설'의 독특한 감성은 어디서 왔나?

중앙일보

입력

'콜로설'   

원제 Colossal 감독 나초 비가론도 출연 앤 해서웨이, 제이슨 서디키스, 댄 스티븐스 장르 SF, 스릴러, 코미디 상영 시간 109분 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4월 20일

콜로설

콜로설

줄거리 뉴욕에서 남자친구 팀(댄 스티븐스)에게 버림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 글로리아(앤 해서웨이). 매일 술에 빠져 살던 어느 날 글로리아는 지구 반대편 서울에 거대 괴수가 나타났다는 뉴스를 본다. 곧 그는 그 괴수가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별점 ★★★ ‘콜로설’은 근래 나온 가장 기괴한 SF 영화다. 장르의 관습 따윈 안중에 없고, 엉뚱한 설정과 이야기로 끝까지 돌진한다.

지구 반대편 서울에 나를 따라하는 괴수가 나타난다? ‘콜로설’을 뛰게 하는 동력은 이토록 단순하고 엉뚱하다. 매일 오전 8시 5분, 집 앞 놀이터에서 글로리아가 벌이는 행동을 서울의 괴수가 고스란히 재현한다는 설정이다.

글로리아는 영웅은커녕 알코올 의존증에 빠진 인물이다. 늘 숙취가 남은 상태로 놀이터를 찾는 통에, (당황스럽게도)‘고질라급’의 거대 괴수까지 글로리아처럼 막춤을 추고,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주사를 흉내낸다.

큰 극적 요소는 글로리아와 소꿉친구 오스틴(제이슨 서디키스)의 갈등 관계에 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오스틴이 놀이터에서 난동을 부리면, 글로리아가 사태를 바로잡기 위해 놀이터로 출동하는 식이다. 폐인 생활을 하던 글로리아에게도 그 순간 활기가 돈다.

방황하는 한 여성의 갱생 스토리에 괴수를 소환하고, 사소한 남녀 문제로 한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콜로설’의 엉뚱한 은유가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판타지와 SF를 버무린 가벼운 드라마로 본다면, ‘콜로설’은 분명 즐기기 좋은 오락 영화다. 관객에게 진기한 경험을 안기는 것 또한 사실이다.

스페인 출신의 나초 비가론도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도맡았다. 관음증의 남성이 시간여행을 통해 제 자신과 사투를 벌이는 ‘타임크라임’(2007), 해킹으로 여배우의 일상을 엿보던 열성 팬이 범죄에 연루되는 과정을 컴퓨터 화면만으로 쫓는 ‘오픈 윈도우즈’(2014) 등 그는 기이하고도 기발한 SF·스릴러 영화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콜로설’이란 괴작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얘기. ‘콜로설’을 통해 기억해야 할 이름은 앤 해서웨이가 아니라, 비가론도 감독이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코미디·스릴러·판타지가 한데 뒤섞인 기묘한 괴수영화.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지만, 괴수와 글로리아의 관계가 드러나는 중반부부터 긴장감이 크게 떨어진다. 해서웨이의 연기 투혼이 안타까울 정도.
고석희 기자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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