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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좋아하고 과일 안먹는 중년이 왠지 우울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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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45~64세)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콜레스테롤 관리가 심·뇌혈관 질환뿐 아니라 우울증 같은 심리적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14)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성인 4949명의 콜레스테롤 수치(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를 확인했다. 그리고 ‘우울증 자가 보고 선별지’에 적힌 우울증과 자살사고를 확인한 뒤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련성을 분석했다.    

중성지방 수치 높을수록 정신건강 악영향 #우울증은 2.2배, 자살경향성은 3.7배 더 높아 #튀김·육류 줄이고 통곡물·과일 등 섭취 늘려야 #서울성모병원 김태석 교수팀 연구 결과

연구 결과 정상 범위를 벗어난 콜레스테롤 수치가 하나씩 늘어날수록 우울증은 1.43배씩 늘었다.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 중 중성지방과 우울증의 관련성이 좀 더 높았다. 중성지방의 수치가 정상치(150mg/dl)보다 높은 중년은 우울증의 빈도가 2.2배, 자살사고는 3.7배 높았다.

콜레스테롤은 몸에 좋은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나쁜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으로 구분된다.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은 정상 범위보다 낮아야 건강에 좋고 HDL 콜레스테롤은 정상 범위보다 높아야 좋다.  

김태석 교수는 “우울증은 중년 여성에게는 갱년기 증상으로, 남성에게는 퇴직 등 사회적 위치 변화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잘 생기는데 비정상적인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울증이 생기면 학업·가사·직업에서 능률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올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자살이라는 심각한 결과에 이를 수 있는 뇌 질환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관리하려면 튀김, 육류, 가공육 섭취는 줄이고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 콩류, 채소, 과일을 많이 먹는 게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몸에 나쁜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는 낮아지고,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높아진다. 중성지방은 밥이든 술이든 관계 없이 열량을 과하게 섭취할 때 혈중 수치가 높아지므로 열량 섭취를 관리해야 한다.

두부 등 콩류를 챙겨 먹고 햄 같은 가공육을 멀리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두부 등 콩류를 챙겨 먹고 햄 같은 가공육을 멀리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포토]

김태석 교수는 "혈중 콜레스테롤 관리가 우울증 같은 심리질환을 예방하는데도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높아질수록 우울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서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4월호에 실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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