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1국> ●커 제 9단 ○이세돌 9단
설상가상 중앙 흑을 공격하면서 백은 좌변과 좌상귀에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흑 151, 153으로 알토란 같던 좌상귀 백집도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렸다. '참고도' 흑1로 치중하면 '빅'이 나는 형태다. 누구의 소유가 아닌 공동 지분의 영토다.
바둑은 이후 50여 수가 더 진행됐다. 하지만 승패와는 무관한 끝내기 수순.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던 걸까, 이 9단은 쉽사리 돌을 던지지 못하고 반상 이곳저곳을 맴돌았다. 다음날 바로 진행되는 2국에선 이 9단이 마음을 다잡고 반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165수 다음 줄임. 흑 불계승.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