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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 "내가 집권해야 박근혜 재판 공정해져" 외친 홍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에서 첫 집중유세를 했다.

"선거 못 이기면 낙동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홍 후보는 탄핵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오늘(17일) 기소됐다고 한다”며 “하지만 자세히 보면 박 전 대통령이 돈 받은 게 단 한 푼도 없다. 안타깝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이어 “집권해서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공정하게 받도록 하고 탄핵의 진실도 밝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첫 집중유세에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공정식 기자

17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첫 집중유세에 나선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공정식 기자

홍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는 자신의 차례임을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을 ‘무너진 담벼락’에 비유하며 “TK(대구ㆍ경북) 주민들이 안타까워할 시간이 없다. 홍준표가 TK의 새로운 담벼락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홍준표가 5월 9일 집권을 해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자신의 ‘보수의 적자(嫡子)’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40년 전 대구 동성로 목화다방에서 놀았다. 초ㆍ중ㆍ고등학교를 모두 대구에서 나왔다”며 “이쯤 되면 제가 TK 적자 맞죠?”라고 물어 박수를 받았다. 그는 “TK는 보수 우파의 심장이다. 좌파 셋에 우파 하나가 나왔는데 이 상황에서 선거를 못 이기면 정말 우리는 낙동강에 빠져 죽어야 한다”며 “이 선거에 제 전 인생을 걸겠다. 앞으로 22일간 대한민국을 다니며 대한민국의 70%에 달하는 서민의 지지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집중 유세 연설에 이례적으로 34분을 할애했다. 700여 명의 지지자가 빗속에서 홍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연설하는 동안 대본도 보지 않았다. 그는 “힘들게 살아서 서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대한민국 70%에 달하는 우리 서민들이 마음 편하게 잘 살아야 한다”며 34분간 ‘서민’이란 단어를 19번 외쳤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에서 태어난 홍 후보는 수돗물로 배를 채울 정도로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스스로 “무지렁이의 아들”이라며 서민 가정의 성공 신화를 강조해왔다.

보수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공세도 수위도 한 단계 높였다. 그는 “안 후보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한다 안 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설치다가 나중에 여론이 나쁘자 뒤로 빠지고 오락가락 했다”며 “그런 유약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결단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집권하면 미국과 협상해 미국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해 북핵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홍 후보 연설에 앞서 “홍 후보를 찍으면 다른 사람이 된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안철수 후보 아무리 뽑아봐야 우리와 상관이 없다”며 “나중에 잘못 찍고 내 손가락 잘라 낙동강에 버렸다 그런 얘기 마시고 홍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서민 대통령’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운 홍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 일정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오전 6시 20분 첫 공식 유세를 서울 가락시장에서 시작했다. 17ㆍ18일 이틀 동안 방문하는 시장만 9곳에 달한다. 홍 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홍준표를 찍으면 서민이 산다”다.

서울·대전·대구=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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