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엄마 잃은 슬픔 참다 마음의 병 얻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7.04.17 18:46

업데이트 2017.04.18 13:35

"20년 동안 모든 감정을 차단했습니다. 신경쇠약에 가까운 증세를 보이다 뒤늦게 상담을 받기 시작했죠."

12세에 어머니 다이애나비 잃고 감정 차단
사람을 칠 것 같은 충동에 28세에 상담 시작
자신과 비슷한 이들에게 도움 되려 인터뷰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억지로 슬픔을 감춘 탓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다이애나비의 20주기를 앞두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윌리엄 왕자(맨 위)와 해리 왕자가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던 모습. [사진=중앙포토]

윌리엄 왕자(맨 위)와 해리 왕자가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던 모습. [사진=중앙포토]

그는 인터뷰에서 어머니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심으로 10대와 20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를 12살에 잃고, 20년간 모든 감정을 닫아버린 건 내 개인 생활 뿐 아니라 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형 윌리엄 왕자가 도움을 받으라고 권해도 거부하던 그는 28세가 돼서야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갔다. "사람을 칠 것 같은" 충동을 느낀 뒤였다. 이제 32세가 된 해리 왕자는 공격성을 표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고 시작한 권투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실제로 때리기 직전까지 갔기 때문에, 보호대를 착용한 사람만 때리는 권투가 저를 구원한 셈이죠."

2007~2008년과 2012~2013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전투 트라우마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했다.

해리 왕자의 2014년 모습. [사진 위키미디어]

해리 왕자의 2014년 모습. [사진 위키미디어]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건 정신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 이후 "피와 땀과 눈물"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에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일단 이야기하기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제 경우엔 형(윌리엄 왕자)이 큰 도움을 줬어요. 이야기를 나눌 적합한 사람을 찾으세요. 일단 대화를 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에 놀라게 될 겁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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