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LOOK] 당신의 ‘세컨드 휠’(second wheel)은 무엇인가요?

중앙일보

입력

최근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격인 바이시클, 모토사이클, 전동 킥보드나 전동 휠 등 퍼스널 모빌리티를 즐기는 패션 피플을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자유 본능을 즐기는 그들을 위한 슈트, 슈즈, 헬멧, 글러브 등 패션 산업도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아쉬운 사실은 이런 스마트 모빌리티를 즐기는 사람들의 스피드를 법규와 도로 상황이 아직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스타일리시하게, 안전하게 퍼스널 모빌리티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를 즐기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자동차 외의 모든 퍼스널 모빌리티를 우리는 2nd Wheels라 부르기로 했다. 그리고 밥 딜런만큼 자유로운 그들에게 Free Wheeler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포토그래퍼 김한준

포토그래퍼 김한준

자동차 마니아, 바이크로 갈아타다

포토그래퍼 김한준은 사진을 잘 찍는 것만큼이나 한때 차를 자주 바꾸는 걸로도 유명했다. 그러던 그의 차고가 이제는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바이크 등의 세컨드 휠로 가득 찼다.

Q. 차 좋아하는 걸로 유명하다
A. 이젠 졸업했다. 20대엔 꿈이 차를 일곱 대 사서 키 박스에 키 일곱개를 꽂아두고 아침마다 손에 잡히는 키의 차를 타는 거였다. 페라리, 포르쉐 등 거의 끝까지 가봤지만 남는 건 공허함뿐이더라. 요즘엔 길거리에 윙 하고 다니는 슈퍼카를 보면 정신없고 시끄럽기만 하다. 나도 예전엔 그러고 다니면서 내가 제일 멋있다고 생각했지.
Q. 그럼 요즘 가장 애용하는 이동 수단은 뭔가?
A. 차는 촬영할 때나 가족들과 다닐 때 주로 이용하는 지프 SUV와 로버 미니가 있는데 그나마도 잘 안 타고, 요즘엔 바이크를 가장 즐겨탄다. 베스파는 스튜디오 출퇴근처럼 차 막히는 강남에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주로 이용하고, 모토 구찌는 빅 바이크라 레저용으로 탄다.
Q. 자전거도 타나?
A. 2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에 미쳤었지. 스트라이다, 픽시 등 유행하는건 다 탔는데 이젠 다 처분하고 두 대만 남겨뒀다. 비앙키는 차로 말하면 스포츠카인데, 로드바이크라 속도가 꽤 난다. 이걸 타고 남산 갈 땐 아저씨의 상징인 ‘쫄쫄이’복도 착용할 정도다. 어차피 빨리 달려서 누군지 알아보지도 못할 텐데, 뭐. 지오스는 어쩌다 가로수길 같은데 가서 허세 부리고 싶을 때 끌고 다니며 슬슬 탄다.
Q. 일부러 두 대씩 사는 건가?
A. 자동차든 오토바이든 자전거든 완전히 성격이 다른 모델로 두 개를 준비해서 하나는 실용적인 이동 수단으로, 하나는 레저용으로 타는 걸 좋아한다. 살 때 고르는 기준이 있나? 무조건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본다. 이탈리아 브랜드들은 타다 보면 이 제품을 만든 디자이너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 전에 포르쉐와 페라리를 동시에 몰아본 적이 있었는데, 포르쉐는 제대로 된 독일 차답게 정교하고 이성적이더라. 반면 페라리는 가격은 더 비싸지만 그보단 엉성하달까. 하지만 감성은 훨씬 더 충만해서 거기에 더 애정이 갔다.
Q. 차고에 스케이트보드도 보이더라.
A. 보드는 스튜디오 앞에서만 조금 탄다. 이제 넘어져서 뼈 부러지면 안 붙을 나이라. 전동 휠도 초창기에 들어왔을 때 세그웨이를 타긴 했는데, 힘 안들이고 가만히 타는 거라 표정 관리를 못하겠더라. 무표정하면 아파 보이고 웃으면 미쳐 보이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애매하던걸?
Q. 자동차를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이 어떻게 세컨드 휠의 매력에 빠지게 됐나?
A. 타보니까 훨씬 자유롭다. 아무 때나 멈출 수 있고, 주차 걱정도 없고…. 차 타고 다닐 때 놓친 걸 바이크를 타면 볼 수 있고, 자전거를 타면 좀 더 볼 수 있다. 걸으면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고. 정신병원에 가면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많이 걷게 한다고 하던데, 시야에 사물이 고정되어 있을 때보다 스치고 움직일 때 정신적으로 훨씬 더 에너지를 소비할 수 있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 그 말이 진짜 맞는 것 같다. 바이크를 타고 달릴 때, 바람과 시야 속 풍경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면 스트레스가 다 풀리고 기분이 개운해진다.
Q. 혼자 타는 편인가?
A. 혼자 타는 게 좋다. 내가 좌회전하고 싶으면 하고 내려서 사진 찍고 싶으면 찍어야 하는데, 누구랑 같이 타면 못하잖아. 난 A형이라, 달리다 잠깐 멈추자는 얘기를 못한다.
Q. 주로 언제, 어디서 타나?
A. 날씨 좋은 평일 오후, 촬영이 없으면 바로 몰고 나간다.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양평 서종면의 테라로사 카페까지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는 코스가 제일 좋다. 또래 친구들은 골프 치느라 하루를 다 소비하는데, 이건 오고 가고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까지 딱 3시간이면 된다. 또 밤에는 안 탄다. 위험하잖아. 40대가 돼서 바이크를 타니까 겁이 많아져 속도도 잘 안 내고 얌전하게 몰게 되더라.
Q. 관리도 직접 하나?
A. 일요일은 강아지 두 마리 목욕시키고 오토바이와 차를 세차하는 날이다. 직접 해야 애정도 더 생기는 법이다. 타는 것도 재밌지만 관리도 매력적이다, 번거롭긴 해도.
Q. 앞으로 사고 싶은 세컨드 휠이 또 있나?
A. 휠은 아니고 요트에 관심이 있다. 원래 남자는 차 타다, 바이크 타다, 요트 타다, 산 타고 죽는 거다. 제트스키도 타고 싶어서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Q. 제트 스키도 사려고?
A.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빌려서 안 탄다. ‘내 것’이 있어야지.

‘노박주스’ 대표 노승미와 ‘톰브라운’ 아시아퍼시픽 담당 매니저 박주원 부부

‘노박주스’ 대표 노승미와 ‘톰브라운’ 아시아퍼시픽 담당 매니저 박주원 부부

자전거 데이트 하는 부부

‘노박주스’ 대표 노승미와 ‘톰브라운’ 아시아퍼시픽 담당 매니저 박주원 부부. 결혼 후 자전거 취미를 공유하게 된 2년 차 부부의 자전거 예찬.

Q. 집 현관 한쪽 벽면이 신발이 아니라 모두 자전거다.
A. (박주원) 자전거가 많아서 신혼집을 설계할 때부터 현관에 자전거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자전거가 지금은 3대지만 원래는 6대였다. 나는 20대 시절부터 픽시 바이크에 빠져서 거의 매일 탔었다. 그때는 친구들과 자전거 팀을 꾸려서 파티도 하고, 스포츠 브랜드 협찬을 받아서 자전거 행사도 했다. 요즘은 아내와 퇴근 후 또는 주말에 함께 자전거를 탄다.
Q. 아내인 노승미 대표도 자전거 타는 취미가 있었나?
A. (노승미) 즐겨 타는 편이었지만 결혼 후 남편 영향으로 더 많이 타게 됐다. 남편은 자전거나 캠핑, 서핑 같은 활동적인 취미를 워낙 좋아한다. 덕분에 나도 바깥 활동이 많아졌다. 남편과 함께하는 취미가 있어서 좋다.
Q. 자전거의 매력은 뭔가?
A. (박주원) 자전거를 타면 일단 기분이 좋아진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모든 운동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탈 때 만큼은 다른 생각들을 잠시 잊을 수 있다.
Q. 부부가 함께 타면 속도 차이가 나서 한쪽이 지루해지거나 힘들어하진 않나?
A. (박주원) 전혀. 아내와 탈 때는 속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속도는 이미 많이 내봤고, 아무리 내가 빨리 달려도 나보다 더 빠른 사람은 항상 있더라. 빨리 달리는 것보다 아내와 같이 속도를 맞춰 타는 게 훨씬 즐겁다.
Q. 요즘은 어떤 자전거를 타나?
A. (박주원) 하나는 30년 된 자전거를 일일이 수리해서 만든 콜나고(Colnago) 빈티지 자전거. 도심에서 가볍게 타기 좋은 시티 바이크다. 그리고 영국 자전거 콘돌(Condor) 픽시 자전거. 단종된 모델인데 손봐서 탄다. 아내의 자전거는 도심형 바이크다. 바구니 안에 우리 강아지 뭉이를 태우고 다니기 좋은, 기본에 충실한 자전거다.
Q. 자주 가는 자전거 코스가 있다면?
A. (노승미) 우리 집이 한남동인데, 한강이 바로 연결돼 있어서 좋다. 한강 쪽으로 나가서 홍대까지 가거나, 그게 무리라면 홍대 가는 길에 있는 동부이촌동 쪽 넓은 잔디 광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주말이면 거기서 연인끼리 돗자리나 텐트를 치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분위기가 좋다.
Q. 특히 선호하는 자전거 브랜드나 숍이 있나?
A. (박주원) 내가 구입한 콜나고 브랜드를 좋아하고, 치넬리(Cinelli)도 좋아한다. 홍대 쪽에 ‘펠로톤22’라는 곳이 있는데, 카페 공간도 자리하고 의류나 액세서리도 잘 구비돼 있어서 쇼핑하기 좋다.
Q. 자전거 취미와 관련해 어떤 조언을 하고 싶나?
A. (박주원) 아무리 좋은 자전거라 해도 타기 불편한 자전거가 있다. 한 번이라도 더 많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자전거를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박성민 대표

박성민 대표

전동 휠을 타는 젊은 CEO

부동산 컨설팅과 조경 모듈 개발, 이 두 가지 일을 하며 쉴 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박성민 대표. 요즘 그는 전동 휠 자이로드론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Q. 회사의 대표라고 하면 보통 세단을 탈 거라고 상상한다.
A. 맞다. 그런데 나는 자동차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다. 앉아서 타는 것보다 스케이트보드나 롤러블레이드처럼 레저로 즐길 수 있는 이동 수단을 선호하는데, 전동 휠을 선택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Q. 언제 처음 타게 됐나?
A. 일 년 전쯤인가. 사실 관련 일을 하는 친구가 이런 제품이 있다고 소개해줘 알게 됐다. 처음 발을 내딛는 순간만 좀 어색했지 한 번 타고 나니 쉽고 재미있어서 내려가기 싫을 정도더라. 그 이후로 멀지 않은 곳에 갈 때는 항상 전동 휠을 이용하고 있다.
Q. 라이딩은 주로 어디서 하나?
A. 시간적 여유가 없는 요즘은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타는 게 전부다. 예전에 한 번 용평에 놀러 가서 아버지와 함께 탄 적이 있는데, 서울보다 한적하니까 좋더라. 기회가 된다면 LA 해변처럼 경치 좋은 곳에서도 타보고 싶다.
Q.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A. 모두들 궁금해한다. 거리에서 라이딩을 할 경우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도 적지 않고. 그중에 어린아이나 초등학생이 특히 많은데, 직접 타보라고 전동 휠을 내주고 간단히 가르쳐주면 몇 분도 안 돼서 배우더라. 돌아서면서도 시선을 못 떼던데,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갖고 싶다고 졸랐을지도(웃음).
Q. 처음 탔던 세컨드 휠은?
A. 초등학생 때 미국인 과외 선생님이 선물로 준 스케이트보드. 선생님이 직접 타던 보드를 준 거라 그런지 정이 많이 들었다. 지금까지 갖고 있다가 얼마 전 수리해서 다시 타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잘 굴러가더라. 그러고 보니 첫 세컨드 휠이 스케이트보드여서 이 전동 휠을 더 잘 탈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Q. 요즘 눈여겨보는 세컨드 휠이 있나?
A. 전동 휠을 사기 전에 여러 가지 스마트 모빌리티를 타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중에 전기 스쿠터가 마음에 들더라. 일반 스쿠터에 비해 크기도 작고, 매연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보관 방법만 해결되면 곧 사게 되지 않을까 싶다.
Q. 자랑하고 싶은 전동 휠의 가장 큰 매력은?
A. 너무 많지만 우선 걸어서 갈 거리를 몇 배로 빨리, 재밌게 갈 수 있다는 점. 게다가 적응도 쉽다. 익숙하지 않은 기계이다 보니 무섭고 어려울 거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운동 신경이 별로 없는 우리 장모님도 10분 안에 배웠을 정도다. 균형을 잡으면서 몸을 전체적으로 쓰게 되는 반면, 뛸 때와 같이 무릎에 충격을 주지 않으니까 운동 겸 재미 삼아 탈 것을 찾고 있다면 꼭 체험해 보길 바란다.

쇼핑 호스트 유형석 가족

쇼핑 호스트 유형석 가족

아빠는 휠 마니아 

쇼핑 호스트 유형석은 세 살배기 딸 아민이의 아빠이자, 라이딩을 즐기는 남자다. 그가 바이크에 이어 장만한 아이템은 전동 휠. 가족 여가의 풍경을 바꾸어놓은 이 고마운 탈 것에 대하여.

Q. 인스타그램을 보니 멋진 바이크가 있더라.
A. 차가 있지만 출퇴근할 때나 미팅을 갈 땐 웬만하면 바이크로 다닌다. 내가 타는 바이크는 BMW S1000R이다. 처음에는 디자인에 반해 샀는데, 타다 보니 매력이 굉장하더라. 바쁜 일상 중에 바이크를 타고 틈틈이 바람을 맞으며 오가는 그 짧은 순간들이 기분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 바이크는 평생의 취미가 될 것 같다.
Q. 딸과 함께 전동 휠을 타고 여행도 다니더라. 전동 휠은 어떻게 구입하게 됐나?
A. 예능 프로그램에서 도끼가 실내에서 전동 휠을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구입하게 됐다. 바이크가 나만의 시간을 위한 것이라면 전동 휠은 가족과의 시간을 위한 것이다. 트렁크에 전동 휠 두대를 항상 넣고 다니면서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나들이를 갈 때마다 탄다.
Q. 구입한 전동 휠은 어떤 제품인가?
A. 샤오미 나인봇이다. 아내도 함께 타야 해서 블랙과 화이트로 두 대를 샀다. 싱글이 아니라면 두 대는 필수다. 한 사람만 타면 같이 다닐 수 없기 때문. 우리는 한 사람이 딸 아민이를 안고 탄다. 체중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세 시간 정도 충전하면 15km 정도는 탈 수 있다. 집이 회사와 가까운 편이라 가끔 출퇴근용으로도 탄다.
Q. 전동 휠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A. 기동성이 꽤 좋고, 특히 여행 갔을 때 아주 편하다. 차가 못 다니는 거리를 아이 데리고 3~4km 걸어야 할 때, 전동 휠을 타면 편하게 이동하면서 구경할 수도 있다. 얼마 전에는 강화도와 통영,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전동 휠 덕에 정말 편했다. 힘들고 지치면 여행도 귀찮아지는데, 전동 휠이 어찌 보면 발이 되어주니 여행이 수월해지고 즐거워지더라. 여행 좋아하면 필수템이다.
Q. 전동 휠을 즐기기 좋은 추천 코스는?
A. 사실 전동 휠은 아직 제약이 많다. 금지된 곳이 많아서 우리는 주로 외곽의 한적한 곳에서 타곤 한다. 얼마 전에 갔던 강화도 황산도 쪽 바닷길 산책로도 정말 좋았다. 석양을 보면서 전동 휠을 타고 다녔는데 운치 있었다. 그런데 사실 전동휠은 아직 탈 수 있는 곳이 법적으로는 거의 없다. 최대한 피해 주지 않고 타도록 유의해야 한다.
Q. 바이크와 전동 휠 등 세컨드 휠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여유 없이 바쁘게 사는데, 세컨드 휠이 생기니까 그걸 탈 시간을 만들게 되더라. 예전 같으면 텔레비전을 보거나 그냥 아쉽게 보내버렸을 텐데, 시간을 쪼개 세컨드 휠을 즐기다 보니 그만큼 삶의 여유가 생겼다. 모든 건전한 취미는 스스로 건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카레클린트 대표이자 자동차 파워 블로거 안오준

카레클린트 대표이자 자동차 파워 블로거 안오준

몰튼과 사랑에 빠진 자동차 전문가

수제작 원목 가구 브랜드 ‘카레클린트’의 안오준 대표. 하루 2만여 명이 드나드는 자동차 블로그 ‘카라이프’를 운영하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한 그가 몰튼 자전거와 사랑에 빠졌다.
Q. 자동차 파워 블로거의 퍼스트 휠은 뭔지 궁금하다
A. 메르세데스 벤츠 CLS 400. 디자인이 예쁜 세단이라 주로 부부 차로 쓴다. 포르쉐 911 GT3는 서킷 같은 데서 속도를 즐기고 싶을 때 타는 차다. 영국 로터스 사에서 나온 엘리스라는 차도 가지고 있는데, 900kg이 채 안 되는 초경량 스포츠카다. 수동 변속기라 운전의 즐거움을 극한으로 맛볼 수 있다. 그리고 나를 파워 블로거로 만들어준 베르나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 시트를 모두 알칸타(페라리 등의 실내에 사용되는 인조 스웨이드)로 바꾸고 녹슨 부분은 용접·도색해서 새 차보다 더 새 차 같다.
Q. 차에 못지않게 자전거광이라고도 들었다
A. 달리는 것 자체를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탔다. 대학 때 인천에서 홍대까지 통학을 하다 보니 지하철이나 버스에도 쏙 들어가는 폴딩 자전거가 필요했다. 그렇게 처음 산 게 스트라이다였다. 그러다 창업하면서 더 작게 접히는 브롬톤으로 바꿔 5년을 타다가, 곁에 두고 계속 보고 싶어 가까운 형에게 팔았다. 더 이상 폴딩 자전거가 필요 없어지면서 예쁜 자전거를 사고 싶어졌다. 그래서 몰튼을 사게 된 거다.
Q. 맘에 드나?
A. 타지 않고 보고만 있어도 좋다. 나는 이 자전거를 거실에 전시해 둔다. 얼마 전 결혼을 했는데, 어느 날 집에 가보니 아내가 자전거를 내 방에 넣어놨더라. 왜 넣어놨느냐고 물으니 ‘자전거’를 왜 거실에 두느냐고 되묻더라. 그래서 이건 자전거가 아니라 ‘작품’이라고 했다. 쥬빌리 50 한정판은 알렉스 몰튼이 창업 50주년을 기념해 전 세계 50개 한정으로 만든 데다가 생전에 제작한 마지막 모델이다. 국내엔 가수 김건모랑 나를 비롯해 소수만 가지고 있다. 이 프레임에서 영감받아 카레클린트에서 '트러스 코너쉘프'라는 가구도 만들었다.
Q. 몰튼의 매력은 뭔가?
A. 진짜 럭셔리하다. 보도블록을 달려도 프런트 서스펜션이 충격을 다 흡수해서 핸들로 진동이 안 온다. 차로 말하면 롤스로이스 같다. 완전 고급이다.
Q. 세컨드 휠을 살 때 원칙이 있다면?
A. 나만의 취향을 반영한다. 브롬톤을 살 때도 10주를 기다려 인디비주얼 오더를 해서 샀다. 몰튼도 레어템이라 산 거다. 이래야 애정을 갖고 오래 타게 된다.
Q. 좋은 차도 많이 갖고 있는데, 굳이 자전거를 타는 이유가 있나?
A. 자전거는 어떠한 동력 장치 없이 내 힘으로 가고 내 힘으로 멈춘다. 내가 힘을 내서 달린 만큼 동력을 얻기 때문에 ‘달린다’는 것 자체가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기계지만 인간과 밀접하게 교감이 가능하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면 따로 운동할 필요도 없다. 허벅지 힘을 기르는 데 최고다. 그래서 결국 몰튼은 어디에 두기로 했나? 아직 아내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웃음).

EDITOR 김은정, 김강숙, 이현정, 김지수 PHOTOGRAPHER 정동현, 이광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