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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인지 확인해줄게"…우정 무너뜨린 1㎏짜리 금괴 2점

중앙일보

입력

안씨가 들고 달아났던 1㎏ 금괴 두 점의 앞면. 아랫부분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다. [사진 방배경찰서]

안씨가 들고 달아났던 1㎏ 금괴 두 점의 앞면. 아랫부분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다. [사진 방배경찰서]

안씨가 들고 달아났던 1㎏ 금괴의 뒷면. [사진 방배경찰서]

안씨가 들고 달아났던 1㎏ 금괴의 뒷면. [사진 방배경찰서]

시가 1억800만 원 상당인 친구 소유의 금괴를 들고 달아났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진짜인지 확인해주겠다”며 친구로부터 금괴를 건네받은 뒤 그대로 달아난 안모(56)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3년 지기 동네 친구인 피해자가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1㎏ 짜리 금괴(4월13일 기준 시가 약 5400만원) 두 점을 처분하려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안씨는 지난 6일 오후 3시쯤 “금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다”며 피해자를 서초구 길거리로 불러냈다.

차를 타고 약속장소에 나타난 피해자는 운전석에서 안씨에게 금괴를 건네줬다. 그러자 안씨는 “잠깐 가져가 진짜인지 확인하겠다”며 차에서 내린 뒤, 자신의 차를 몰아 도망쳤다. 피해자는 신체장애가 있어 안씨를 쫓아가기 힘든 상태였다.

피해자는 이후 안씨에게 전화를 수십통 걸었지만 받지 않자 오후 6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8시간 만에 금은방이 몰려 있는 서울 종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안씨를 붙잡았다. 안씨는 “금괴를 담보로 돈을 융통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씨가 훔쳤던 금괴의 일련번호가 지워져 있는 점에 주목해 금괴의 출처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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