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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파워인맥', 누가 그를 돕는가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선대위는 '보이는 캠프'와'보이지 않는 캠프'가 결합돼 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선 탓에 '호남호(湖南號)','호남선(湖南船)'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선대위 안팎엔 안 후보의 귀와 눈을 잡아끌고있는 전문가 조언 그룹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중앙일보의 연속 기획, '대선후보들의 파워 라인'은 두번째로 국민의당 안철수의 사람들을 해부했다.

◇캠프 총괄과 본부장 그룹=캠프를 총괄하는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3선의 장병완 의원(광주 동남갑)이 맡는다. 장 의원가 당 선거관리위원장으로 경선을 총괄하며 보여준 일처리 실력을 안 후보가 높이 샀다고 한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3선 경륜에 장관(노무현 정부 기획예산처 장관)까지 거친 리스크 관리 능력때문에 발탁됐다"고 말했다.

김성식 의원은 총괄선거대책부본부장과 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의 대선캠프인 ‘진심캠프’에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안철수의 정치적 동반자'다. 정책과 전략 양쪽에 관여하는 캠프의 핵심 브레인이다.

본부장급엔 호남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이 대거 포진했다.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호남 표심에 대한 안 후보의 기대감이 배어있다. 조직본부장은 3선의 유성엽 의원(전북 정읍ㆍ고창)이 맡았다. 유 의원은 안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던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의 경선본부장을 지낸만큼 탕평 카드이기도 하다. 이계안 전 의원과 박양수 전 의원(조직특보) 등도 조직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직능본부장은 4선의 조배숙 의원(전북 익산을), 홍보본부장은 초선의 김경진 의원(광주 북갑) 등이 맡고 있다.

◇가치를 공유하는 브레인 그룹=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안 후보가 강조한 키워드는 '가치'였다고 한다. 선거 공동체이면서도 '가치 공동체'를 함께 지향했다는 것이다. 한 참모는  "어차피 캠프 규모로는 문재인을 이기지 못하니 '미래'와 '교육'등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응집력 강한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태어난 조직이 '미래준비본부'다. 서울대 물리학 교수로 지난해 총선 때 비례대표 2번으로 영입된 오세정 의원이 본부장을 맡았다. 국회 입성 뒤 매주 금요일마다 안 후보와 공부모임을 해온만큼 안 후보의 정책은 그가 꿰뚫고 있다.

김진화 한국비트코인거래소 코빗 이사와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에 앉힌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김 이사는 인터넷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전문가로 안 후보의 대표 상품인 ‘4차 산업혁명’과 ‘창업’을 상징한다. 안 후보가 지난 2월부터 영입에 공을 들였다. 천 교수는 진심캠프 때부터 안 후보와 함께 했던 소아정신과 교수다.

◇비서실의 DJ맨과 믿을맨들=비서실은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최경환 의원이 맡았다. 최 의원은 2009년 서거때에도 DJ의 마지막을 지켰다. 지난 경선 때 경선 총괄본부장을 맡아 매일 오전 9시 캠프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군기 반장 역할을 했다. 박지원 당 대표와도 가까운 그는 안 후보와 박 대표의 가교 역할도 맡고 있다.

경선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았던 조광희 변호사는 비서실 부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 변호사는 2012년 안 후보가 대선출마를 준비하던 ‘진심캠프’ 때 비서실장이었다. 안 후보는 지난해 홍대 인근 카페에서 한 강연에서 “조광희 변호사가 하라고 하면 저는 그냥 합니다”라며 그에 대한 무한 신뢰를 감추지 않았다.

국민의당의 첫 수석대변인으로 당시 당 대표였던 안 후보의 '입'을 담당했던 손금주 의원도 최측근 그룹으로 통한다.

손 의원은 이번 캠프에서도 수석대변인을 맡아 최근 안 후보의 딸 설희씨의 재산 관련 해명을 진두지휘했다. 김경록 선대위 대변인은 안 후보가 가는 곳마다 그림자 수행하며 스피커 역할도 함께 맡는  '복심(腹心)중의 복심'이다.    

◇정책 서포터스=정책 분야는 김관영 의원이 정책본부장으로 총괄한다.  공인회계사시험과 행정고시·사법고시를 모두 합격한 그는 재경부 공무원ㆍ회계사ㆍ변호사 등의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과거 당 원내수석부대표로 궃은 일을 처리하면서 안 후보의 신임이 두터워졌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구소 등에서 활동했던 '경제민주화 전문가' 채이배 의원이 공약단장으로 안 후보와 김 의원을 돕는다.

안 후보 정책 그룹은 ‘일자리’, ‘안보’, ‘교육’ 그룹이 핵심이다. 안 후보는 2012년 이후부터 각 분야의 정책을 준비해왔다. 안보 분야는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이끌고 있다. 이 부사령관은 지난해 총선 때 영입돼 다른 사람에 비해 캠프 합류가 늦었지만 지금은 안 후보가 가장 신뢰하는 전문가중 한 명이다.  안 후보가 상대 진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에 대해 입장을 바꾼 배경에도 이 부사령관의 조언이 있었다고 한다.

일자리 분야는 '좋은일자리위원장'인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이 책임 진다. 교육 분야는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교수가 교육혁신위원장으로 이끌고 있다. 경제정책 분야는 안 후보의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인 박원암 홍익대 교수와 경제특보로 영입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양 날개로 이끌게 된다.

◇캠프 외곽의 핵심 브레인=캠프에 합류하지 않았지만 외곽 자문 그룹은 안 후보의 핵심중의 핵심 브레인들이다.

2012년에도 안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박선숙 의원은 이번에 캠프에서 보직을 맡지 않았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당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의 2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38석을 얻는데 성공한 지난해 총선 때 사무총장으로서 보여준 능력때문에 안 후보는 여전히 그에게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안 후보의 측근 의원은 “박 의원은 안 후보의 스텔스 폭격기로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정치 멘토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는 후원회장으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안 후보가 최 교수의 자택을 찾아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안 마시던 술까지 마셨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최 교수는 평화로운한반도본부장으로 외교ㆍ안보 정책을 자문하고 있다.

이밖에 박성민 민 컨설팅 대표와 유승찬 스토리닷컴 대표도 빼놓을 수 없다. 박 대표는 야야(野野) 대결, 안철수 대 문재인 양강구도 등 안 후보가 대선 핵심 전략을 세우는데 깊숙히 개입했다. 유승찬 스토리닷컴 대표는 2012년 진심캠프 당시 소셜미디어팀장으로 SNS 전략을 담당했고, 이번에도 메시지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안 후보가 썼던 “삼월의 바람과 사월의 비가 오월의 꽃을 데려온다” 등의 표현이 그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캠프 내 보직은 없지만 사실상 캠프의 ‘스핀닥터' 역할을 하고 있다.  스핀닥터는 홍보ㆍ기획, 여론 수렴 및 전파, 어젠다 설정 등의 분야에 능력이 있는 정치 전문가를 뜻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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