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역 7개월째 여진은 이례적"…숨은 단층 가능성도 제기

중앙일보

입력 2017.04.12 10:00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 고도보존지구에서 재능기부에 나선 문화재돌봄사업단 와공 자원봉사자와 해병대 장병들이 지진 피해 주택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중앙포토]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 고도보존지구에서 재능기부에 나선 문화재돌봄사업단 와공 자원봉사자와 해병대 장병들이지진 피해 주택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중앙포토]

"규모에 비춰 7개월째 여진(餘震)이 계속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한반도 역대 최대 강진이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그동안 잠잠하던 여진이 최근 다시 잦아지면서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도 새삼 생기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도 여진이 생각보다 오래 계속되자 정확한 원인 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3월 28일 오후 3시 45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5km 지점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 기상청]

3월 28일 오후 3시 45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5km 지점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 [사진 기상청]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여진은 지난 9일 새벽 기준으로 모두 605회다. 규모별로 보면 1.5 이상 3.0 미만이 583회로 가장 많았고, 3.0 이상 4.0 미만이 21회, 4.0 이상의 여진이 1회였다. 특히 최근까지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여진만 170회였다.

경주 지역 여진 발생 추세.  2016년 9월부터 10일 간격(상순,중순, 하순)으로 나눠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횟수를 나타냈다.*자료: 기상청 홈페이지

경주 지역 여진 발생 추세. 2016년 9월부터 10일 간격(상순,중순, 하순)으로 나눠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횟수를 나타냈다.*자료: 기상청 홈페이지

게다가 여진 발생횟수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잦아지고 있다. 지난 8일 저녁에는 규모 2.7의 여진이, 9일 새벽에는 규모 2.1의 여진이 발생하는 등 지난달 28일 이후 보름 사이에 규모 2.0 이상의 여진만 7차례나 발생했다.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 고도보존지구에서 재능기부에 나선 문화재돌봄사업단 와공 자원봉사자들이 한옥의 지붕을 복구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북 경주시 황남동 일대 고도보존지구에서 재능기부에 나선 문화재돌봄사업단 와공 자원봉사자들이 한옥의 지붕을 복구하고 있다.[중앙포토]

 이에 대해 한국교원대 지구과학교육과 경재복 교수는 "여진이 1년 정도는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여진이 계속 발생하더라도 규모 3.5 이상의 큰 지진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주 지진이 발생한 곳은 그동안 오랜 기간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던 지역이어서 지층에 힘(응력)이 많이 쌓여있었으나 강진으로 95% 이상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또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나머지 응력 때문에 작은 여진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반면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규모 5.8 정도의 지진이면 길어야 3~4개월 정도 여진이 이어지는 게 보통인데, 이렇게 오래 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응력이 많이 쌓여 있었던 데다, 지난해 9월 강진으로 주변의 다른 지역에 새로운 힘이 쌓인 탓에 계속 여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지진 이후 여진만 605회
규모 2.0 이상만 170회 발생

"여진 1년은 갈 것" 전망과
"진작 그쳤어야" 의견 엇갈려

숨겨진 단층 확인여부가 숙제
자칫 더 큰 지진 발생 우려도

여진은 현재 지하 11~15㎞ 깊이에 5㎞ 길이의 단층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지진파 형태를 보면 고주파 에너지가 많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단층 표면이 거칠고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던 지역인 것으로 해석이 된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5㎞ 폭 이상으로 단층이 이어질 수 있고, 단층면 전체가 한꺼번에 터지면 규모 5.8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말했다. 숨어있는 단층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대로라면 숨어있는 단층의 크기를 확인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을 산정하는 게 새로운 과제로 등장한 셈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인근 원전에 미칠 가능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경주 지진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여진이 점차 잦아들더라도 5년 정도 계속될 이번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주변 지층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거대한 쓰나미로 초토화된 지역에 홀로 남은 소나무. [중앙포토]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거대한 쓰나미로 초토화된 지역에홀로 남은 소나무. [중앙포토]

동일본 대지진, 강한 여진이 수년간 지속

외국에서는 여진이 몇년씩 이어진 경우들이 종종 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이 대표적이다. 워낙 강한 지진이어서 여진 자체도 규모가 6~7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16일 발생했던 규모 7.3의 일본 구마모토 지진은 지난 1년 동안 인근 지역에서 13만번 여진이 발생했다. 1964년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규모 8.6의 지진은 여진이 1년 6개월 동안 이어졌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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