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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디자이너] "소셜 나비효과로 세상 바꿔요" 황성진 쉐어앤케어 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파주 해솔중학교 1학년 김태완(13)군은 '스피드 스케이팅 천재'로 불린다. 스케이팅 입문 2년만에 전국 대회(초등부)에서 우승했고, 최근엔 500m 경주를 41.7초로 끊는 등 빙상 신기록(초등 부문)도 세웠다. 스케이팅 훈련을 위해 경기 파주 집과 태릉 훈련장까지 매일 왕복 4시간 거리를 오갈 만큼 성실하다. 

그런데 김군은 가정 형편이 어렵다. 부모님이 뇌병변 1급인 동생 예은양(10)의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김군에게 선수용 스케이트를 제대로 사주지 못하고 있다. 김군의 사연은 지난 2월 소셜벤쳐기업 쉐어앤케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예은아, 오빠가 꼭 금메달 따줄게'란 제목이 붙여진 글을 네티즌 1806명이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사흘 만에 김군의 새 스케이트비 마련을 위한 기부금 500만원이 모였다.

좋아요와 공유 만으로 기업 후원 이끌어내는 기부 모델 선보여 #

최근 만난 쉐어앤케어의 황성진 대표(46)는 "김군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사연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가 이를 공유하면서 기업의 후원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쉐어앤케어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안타까운 사연들을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공유하거나, 그 글에 '좋아요'를 누르면, 공유는 1000원, 좋아요는 200원씩 후원액이 정해지고, 이를 후원기업이 대신 내는 식이다.

개인은 그저 공유나 '좋아요'를 누르는 것만으로 기업의 후원과 기부를 이끌어내는, SNS 맞춤형 기부 캠페인이다. 쉐어앤케어가 세워진 2015년부터 3년간 사연 203건이 소개됐고, 약 17억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황 대표는 "사람들이 실제로 기부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 다른 기부 사이트와의 차별점"이라며 "매칭이 된 후원 기업이 기꺼이 기금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쉐어앤케어는 손길이 필요한 이들과 후원 단체나 기관 등을 직접 연결시켜주고도 있다. 황 대표는 "후원 단체와 수혜자를 적확하게 매칭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모금과 지출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후원기업을 선정할 때도 '진정성'을 꼼꼼히 따지며 사업의 투명성도 지키려 하고 있다.

그가 이 사업을 꿈꾸게 된 건 10여 년 전 "한 어린이 구호단체에 후원금을 내면서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정보기술(IT)업, 유통업에도 발을 들였지만 그때 기억으로 지금 일에 매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다양하게 기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초인종 의인' 고(故) 안치범씨의 희생정신을 기리자는 뜻에서 '안치범 소화기'를 마포구 1인 가구 청년 1500여명에게 전달했다. 고객이 동물 사료를 구입하면 그 액수 만큼 기업이 동물보호단체에 기부금을 내는 '러브 펫' 사업은 이달 런칭한다. "손가락 클릭으로 적지 않은 '좋아요 기부'가 일어나고 있어요. '소셜 나비효과'가 세상을 더 밝게 만들길 바랍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자신의 좌우명인 '먼저 아낌없이 주라'라는 손글씨가 쓰여진 액자를 들고 있는 황성진 쉐어앤케어 대표. 최정동 기자

자신의 좌우명인 '먼저 아낌없이 주라'라는 손글씨가 쓰여진 액자를 들고 있는 황성진 쉐어앤케어 대표. 최정동 기자

쉐어앤케어 사업을 벌이며 정부기관 등 여러 단체에서 받은 상장을 들고 있는 황성진 대표. 최정동 기자

쉐어앤케어 사업을 벌이며 정부기관 등 여러 단체에서 받은 상장을 들고 있는 황성진 대표.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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