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케이크엔 청포도 와인, 다크 초콜릿엔 위스키가 딱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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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싱가포르의 ?디저트 여왕?으로 불리는 재니스 웡. 홍콩과 도쿄에도 가게를 냈다. [사진 2am 디저트바]

싱가포르의 ?디저트 여왕?으로 불리는 재니스 웡. 홍콩과 도쿄에도 가게를 냈다. [사진 2am 디저트바]

싱가포르는 미식의 도시다. ‘아시아의 멜팅팟’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식문화가 뒤섞여 있을 뿐 아니라 국제회의가 많이 열리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네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의 도시답게 수준 높은 식당이 많다. 디저트도 마찬가지다.

싱가포르 ‘디저트의 여왕’ 재니스 웡 #술과 함께 내는 심야 디저트바 #2년 연속 아시아 최고에 올라 #제주 밀감 얹은 케이크도 만들어

특히 ‘디저트 여왕’으로 불리는 재니스 웡( 34)은 싱가포르 디저트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받는 젊은 셰프다. 프랑스 르 코르동 블루에서 공부한 후 그랜드 애커츠 , 토마스 켈러 , 피에르 에르메 등 세계 최고의 페이스트리 셰프 밑에서 일했다.

식용 꽃을 장식한 ‘딸기 카프레제’. [사진 2am 디저트바]

식용 꽃을 장식한 ‘딸기 카프레제’.[사진 2am 디저트바]

재니스 웡이 2007년 문을 연 싱가포르 홀랜드 빌리지 지역에 있는 ‘2am 디저트바’에서 그를 만났다. 이곳은 8코스 디저트를 내는 디저트바로, 2013~2014년 2년 연속 세계적인 미식 평가 순위인 ‘월드베스트 레스토랑 50 아시아’에서 ‘아시아 최고 페이스트리 셰프’로 선정됐다. 싱가포르에만 두 개의 분점이 있고, 지난해 홍콩·도쿄에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의 조용한 고급주택 단지인 홀랜드 빌리지 한쪽 건물 2층에 있는 2am 디저트바는 건물 입구를 제대로 찾기 어려울 만큼 숨어 있다. 디저트 가게로는 파격적으로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한다. 재니스 웡은 “늦게까지 술 마시다가 디저트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서 착안했다”며 “부담없이 술과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매장은 어두워 심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의 천국 같았다. 디저트에 앞서 일단 테이블부터 인상적이다. 보기만 해도 달콤한 초콜릿으로 그림을 그린 뒤 유리를 얹었다. 재니스 웡의 솜씨다.

일본 술을 곁들인 ‘카시스 플럼’. [사진 2am 디저트바]

일본 술을 곁들인 ‘카시스 플럼’. [사진 2am 디저트바]

재미있는 건 각 디저트마다 어울리는 술이 함께 표기돼 있다는 점이다. 대표 메뉴인 ‘카시스 플럼’에는 일본 술 우메슈를 곁들이고 따뜻한 티라미수에는 이탈리아 레드 와인을 곁들이는 식이다.

12년 전 뉴욕에 들렀다가 술과 디저트를 함께 먹는 걸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재니스 웡은 “디저트를 코스로, 특히 술과 함께 냄으로써 손님들이 디저트를 하나의 이야기로 경험할 수 있다”며 “디저트를 즐기는 중간중간 술을 더하면 맛이 풍성해질 뿐 아니라 미각도 정밀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특별히 잘 어울리는 디저트와 술이 따로 있을까? 재니스 웡은 “치즈 케이크처럼 고소하고 약간 느끼한 디저트에는 상큼한 리슬링(청포도) 와인을, 진한 다크 초콜릿 케이크에는 녹진한 맛을 극대화하는 레드 와인이나 위스키가 좋다”고 했다. 또 “상큼한 과일 소르베 스타일의 디저트에는 매실주 등 과일향이 풍부한 술을 곁들이면 맛의 조화가 좋다”고 권했다.

아시아 최고의 페이스트리 셰프답게 동양적인 재료를 많이 사용한다. 일본 말차나 한국 밀감, 싱가포르 판단 잎 등을 디저트에 활용한다. 지난해 제주에 방문했다가 만난 밀감·카라향(남진해) 맛에 반해 러시아에서 배워 온 꿀 케이크 위에 밀감 소스를 더한 메뉴를 만들기도 했다. 혹시 서울에도 분점을 낼 계획이 있을까. 재니스 웡은 “제안을 많이 받고 있다”고만 했다.

싱가포르=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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