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공룡 화석 반환 협상 이끈 권순철 대검 국제협력단장

중앙일보

입력 2017.04.09 09:10

업데이트 2017.04.09 09:35

 3D 애니메이션 '점박이'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타르보사우루스 바타르(이하 바타르)의 화석이 이르면 2018년 봄부터 국립과천과학관에 전시된다. 그것도 머리부터 발가락 뼈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완전체의 모습 그대로 선보이게 된다. 몽골에 반환된 바타르를 국내에서 계속 볼 수 있게 된 데는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의 공이 컸다.  

반환 후 장기 임대' 결정에 1년여 걸려
"반환결정은 밀반출 우리 문화재 환수에 명분"

 국제협력단은 몽골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 '반환 후 장기 임대'라는 결론을 이끌어 냈다. 국제협력단은 2013년 미국으로부터 ‘호조태환권 원판’을 환수할 때 쌓은 외국 검찰과 공조 노하우를 살려 몽골과 협상을 주도했다. 국내법 상 화석을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국제협력단은 국가적인 실리에 무게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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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을 지휘한 권순철 단장은 “이번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1년 넘게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순철 단장과 일문일답.

권순철 대검 국제협력단장이 7일 대검에서 열린 몽골 공룡화석 반환식에서 반환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권순철 대검 국제협력단장이 7일 대검에서 열린 몽골 공룡화석 반환식에서 반환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협상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협상이 잘 되지 않았다. 공룡 화석을 확인한 몽골 검찰이 무조건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임대 형식으로 국내에서 전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몇 번 거절당했다.”

어떻게 몽골 측을 설득했나? 

“우리가 잘 관리하겠다고 설득했다. 화석은 관리하기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몽골까지 운송하는 데에만 2000만원 정도 든다. 복원 비용도 수억원이다. 몽골 측이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이런 간곡함이 통했는지 올 1월에 갑자기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면서 장기 임대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문화재 반환 협의를 검찰이 나서서 했다는 점이 생소하다. 

 “불법 반출 문화재를 환수하는 일은 문화재 관련 기관의 몫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런데 검찰은 이걸 ‘범죄수익 환수’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환수하는 건 세계 어디서나 수사·사법 기관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아시아 범죄수익 환수 네트워크’의 사무국이기도 하다. 문화재를 불법으로 반출입했다면 범죄수익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봤다. 외교적 수단에만 의존해 왔던 문화재 환수 문제를 형사 절차로 푼다면 더 효율적이고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밀반입 문화재는 반드시 돌려줘야 하나  

“국내법상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자국에 불법 반입된 문화재를 되돌려 준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미국이 몇 번 했지만 유럽 등 선진국도 문화재 반환에는 인색하다. 우리나라 문화재도 약탈이나 도굴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럽이나 일본으로 유출된 게 수없이 많지만 되찾기가 어려운 이유다. 이번 반환 결정은 우리 문화재에 대한 환수를 당당하게 요구를 할 수 있는 명분을 쌓는 과정일 수 있다."

문화재와 관련한 정책 구상이 있나

“문화재 환수를 위한 관련 기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검찰은 외국 검찰과 공조 네트워크가 잘 돼 있고, 경찰은 전문 수사인력이 풍부하다. 문화재청은 외국 반출 문화재에 대한 정보가 많다. 세 기관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면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문화재 환수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당장 이번 주부터 세 기관이 모여 협력 방안을 의논하기로 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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