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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남기고 99세 문인 떠나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26호 02면

[삶과 추억] 황금찬 시인

원로 시인 황금찬씨가 8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99세.

“보릿고개 밑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고인이 쓴 8000편이 넘는 시 중 하나인 ‘보릿고개’다. 시는 이 겨레의 슬픔과 가난의 상징이 돼 왔다. 강원도 속초 출신으로 초기에는 서정적 감성으로 자연을 노래하거나 지적인 성찰의 시를 썼고 후기엔 기독교적인 글을 썼다. 1918년 출생한 고인은 1953년 청록파 시인 박목월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나비와 분수오르페우스의 편지 등 시집 39권을 냈고 40번째 시집을 내기 위해 최근까지 작품 활동을 했다고 제자들이 전했다. 지난해 백수연을 치렀으며 시인 중 최고령으로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0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1일. 장지는 경기도 안성 초동교회묘지.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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