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늘어진 티셔츠 입고 TV 토론 나온 대선후보 필립 푸투

중앙일보

입력 2017.04.06 17:03

잘 알려지지 않은 대선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자정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된 프랑스 대선후보 TV토론회를 뜨겁게 달구며 스타로 떠올랐다.

공장 노동자로 두번째 프랑스 대선 도전
정장 차림 다른 후보들에 쓴소리 퍼부어
"정치인들에 최저임금 주면 당장 올릴 것"

 올해 두번째로 대선에 출마하는 필립 푸투(50) 반자본주의신당(NPA)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 목이 늘어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헝클어진 머리에 덥수룩한 수염까지 기른 그의 모습은 정장 차림의 다른 후보들과 대조를 이뤘다.

프랑스 대선후보 TV토론회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온 필립 푸투 후보. [CNEWS 화면]

프랑스 대선후보 TV토론회에 티셔츠 차림으로 나온 필립 푸투 후보. [CNEWS 화면]

 그는 우편배달부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 보르도의 포드 자동차공장에서 조립 기계를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계학 과정을 통과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생산직 노동자가 됐다.

 기업의 노동자 해고 금지, 주당 근로시간 32시간으로 축소, 기업과 은행의 수익 강제 몰수 등 급진적 공약을 내세우는 그는 토론회 초반부터 거물 정치인들에 대한 전투 의지를 보였다. “그들은 내 동료가 아니다"며 후보들과의 기념 촬영을 거부한 그는 인사말에서 “(현직 교사인 공산당의) 나탈리 아르트 후보를 빼면 내가 여기 있는 사람 중 유일하게 보통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푸투가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을 향해 “우리 노동자들은 경찰이 소환하면 거부할 권한이 없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나왔다. 르펜이 자신의 측근들을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고용해 예산을 전용한 의혹을 받았지만 면책 특권을 이용해 수사 당국의 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것을 비꼰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족을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는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에겐 “파면 팔 수록 부패의 냄새가 더 많이 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푸투가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의 EU의회 보좌관 허위 고용 의혹을 비판하자 르펜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푸투의 트위터]

푸투가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의 EU의회 보좌관 허위 고용 의혹을 비판하자 르펜이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푸투의 트위터]

 의원들에게 최저임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에게 사회자가 “그런다고 정치인들의 부패가 근절되겠느냐"고 물었다. 푸투가 “그들은 구직에 열심인 사람들이 아니다. (최저임금을 주면) 자신들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당장 최저임금을 올릴 것"이라고 답하자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좌파당 후보인 장 뤽 멜랑숑도 그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푸투가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이 0.5%수준이고, 2012년 대선 때도 1차 투표에서 1.1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푸투는 프랑스어로 ‘작은 키스'라는 뜻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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