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에 띄운 노란색 대형 '러버 덕(고무 오리)' 작업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40)이 서울 잠실에서 첫선을 보이는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와 관련해 내한, 6일 롯데월드타워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호프만이 작업한 백조 가족은 지난 1일부터 석촌호수 동호에 선보이고 있다. 폴리에스테르 제재로 만든 높이 14~16m의 엄마·아빠 백조, 3.5m 내외 아기 백조 5마리로 구성된 백조가족이다. 지난 2014년 '러버 덕 프로젝트' 때 방한했던 작가의 느낌을 담아 제작됐다.
"특히 한국사회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가 많다고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남북한이 나눠져 있고, 미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으로부터 정치적인 영향도 많이 받고. 이런 국가에서 사랑이 많이 생겨나고 그것이 연결돼 아이들이 태어나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어려움을 뛰어넘는 사랑과 가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백조가족으로 형상화했다는 설명이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아기 백조 다섯 마리는 자세히 살펴보면 피부색과 부리색이 다 다르다. 그는 "회색빛 피부로 비슷해 보이지만 부리의 색이 다르듯, 개인은 다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호프만은 세계를 누비며 각 장소가 가진 특성에 맞게 구성된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공미술작가로 유명하다. 10m가 훌쩍 넘는 폴리에스테르가 주소재인 백조를 호수에 띄우는 것이 쉬운 작업은 작업은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한다. 고무 오리 러버덕 역시 크기가 16.5m, 무게가 7톤에 달했다.
이로 인해 기업 등의 후원 없이는 성립되기 어렵다. 일부에서 상업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역시 대형 쇼핑몰인 롯데월드타워와 협업했고, 123층 롯데월드타워의 개관과 함께 진행됐다. 그는 "쇼핑센터와 협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것도 작품을 본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라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3년 전 한국 러버덕 프로젝트는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한국 사회에 공공미술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준 계기로 평가 받는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동안 500만명이 석촌호수를 찾았다. 그는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에서 러버덕이 사회적인 맥락으로 해석되는 것이 흥미롭다"며 "나는 러버덕을 정치적인 의미로 만들지 않았지만 작품은 모든 사람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5월8일까지.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