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 대세론 흔드는 안 대체론 … 아넥시트 현실로

중앙일보

입력 2017.04.06 02:30

업데이트 2017.04.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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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유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층을 흡수한 결과였다. 이른바 ‘아넥시트’(Ahnexit·안 지사 지지층의 비민주당으로의 이탈)이 현실화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대구·경북(TK)과 50~60대 등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안 후보 쪽으로 상당수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각 당의 경선 이후 “지지하던 후보를 바꿨다”고 답한 비율은 21.8%였다. 이 중 최대 수혜자가 안 후보였다. 경선 이후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 327명(당초 지지 후보를 밝힌 사람) 중 172명(52.6%)이 안 후보로 지지 후보를 바꿨다.

안철수 지지율 급상승 원인은
마음 바꾼 안 지사 지지자 중
59.9%가 안철수 쪽으로 옮겨가
“안철수 상승세인 건 분명하지만
지지자 충성도 낮아 더 지켜봐야”

문 후보를 택한 사람(76명·23.2%)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지지 후보를 바꿨다고 답한 안 지사의 지지자 중 59.9%도 안 후보를 택했다. 문 후보를 택한 비율(20.3%)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지지 후보를 바꾼 응답자의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충청이 30.2%로 가장 높았다. 안 지사의 지지 기반인 곳이다. 상대적으로 각각 민주당과 구 여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호남(17.5%)과 TK(19.8%)에서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은 낮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자는 과반(54.7%)이 문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안 후보에게도 30.1%가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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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안 지사의 지지자들은 기존 민주당 지지층과 달라 경선 이후 이탈폭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며 “보수 진영에서 대안을 찾지 못해 안 지사를 지지했다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대신 안 후보 쪽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8~19일 본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전통적 보수층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50대에서 27.8%에서 40.9%, 60대 이상에선 27.4%에서 44.6%로 뛰었다. 지역별로는 안희정 지사가 강세를 보였던 충청(25%→37.8%)과 대구·경북(21.4%→39.3%), 부산·경남(22.2%→31.3%)에서 크게 올랐다.

문·안 지지 후보 바꿈 현상은 상대적으로 안 후보 쪽으로가 더 강했다. 경선 이후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돌아선 응답자 중 22.9%가 기존의 문 후보 지지자였다. 반대의 경우는 10.8%에 그쳤다. 지난달 조사에서 문 후보가 압도적으로 앞섰던 20대(67.1%→45.8%)와 30대(63.7%→49.5%)에서 과반 지지율이 무너졌다. 반면 안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18.2%에서 25.3%로, 30대 지지율은 22.6%에서 31%로 높아졌다.

국민의당 호남 경선의 흥행이 반영된 듯한 현상도 나타났다. 안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40.6%로, 46%를 기록한 문 후보에 근접했다. 지난달 조사에서 문·안 두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각각 58.4%와 30.9%였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의 강세를 “‘문재인 대세론’을 상쇄할 ‘안철수 대체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야권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정권교체를 위한 대안으로 문 후보를 지지했다”며 “하지만 ‘안철수로도 이길 수 있다’는 공감대가 생기면서 구 여권은 물론 구 야권 내에서도 안 후보를 대안으로 찾는 성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안 후보로 유입된 지지자의 충성도는 상대적으로 낮아 안 후보가 민주당과 한국당에서 동시에 정체성에 대한 공격을 받을 경우 표심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 조사개요=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유선 478명, 무선 1022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했다. 응답률은 29.4%(유선 24.1%, 무선 32.8%)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2.5%포인트다. 2017년 3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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