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내셔널] 탄핵 관련 인물들 풍자한 '의왕(서울구치소) 국무회의' 원작자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2017.04.06 00:01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을 풍자한 '의왕 국무회의' [삽화 김범석]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을 풍자한 '의왕 국무회의' [삽화 김범석]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이후 ‘의왕 국무회의’라는 제목의 풍자 삽화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김기춘 실장, 조윤선 전 장관 등 풍자해
의왕구치소에 모여서 국무회의 한다는 가상의 내용을 그려
'서울구치소 제1회 총동문회'라는 풍자 명단도 빠르게 번져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서울구치소에 줄줄이 구속·수감된 장·차관급 인사들이 한 수감 방에 모여 국무회의를 한다는 가상의 설정이 핵심 내용이다. 서울구치소 소재지가 경기도 의왕이라 ‘의왕 국무회의’로 이름 붙여졌다.

삽화 오른쪽 위 박 전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이 두루마리 휴지를 한장씩 뜯어 양변기 변좌 위를 덮고 있다. 청와대가 박 전 대통령 인천 방문을 앞두고 인천시청 시장 집무실 양변기를 교체한 일화가 알려지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는 한동안 ‘변기 공주’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이를 풍자한 것이다.

삽화 중간쯤에 자리한 최순실씨로 보이는 인물이 자신의 빈 옆자리를 보며 “왜 이렇게 늦어?”라고 핀잔주듯 묻고 있다. 오른편에 앉은 옛 '문화계 황태자'로 알려진 차은택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아직 민정수석이 안 왔어요”라고 이야기한다. 이를 보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이 누구라는 사실을 추정하게 한다. 일각에서는 검찰 출두를 앞둔 우병우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인듯한 인물은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다. 그 앞으로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보이는 인물도 앉아 있다. 귤을 까먹고 있는 여성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최근 구치소에 귤을 집중적으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삽화를 접한 네티즌들은 대체로 "기발하다"거나 "재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왕 국무회의’는 최근 시중에 돌고 있는 ‘서울구치소 제1회 총동문회’ 명단과 겹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누군가가 풍자 차원에서 임의로 만든 가상의 '서울구치소 제 1회 총동문회' 명단을 보면 회장 최순실, 부회장 박근혜, 총무 김기춘, 회계 이재용, 서기 안종범, 코디 조윤선, 오락 차은택, 교육 최경희 등으로 구성됐다고 알려져 있다.

온라인상에서 화제인 '서울구치소 제1회 총동문회' 명단 [스마트폰화면 캡처]

온라인상에서 화제인 '서울구치소 제1회 총동문회' 명단 [스마트폰화면 캡처]

하지만 이런 풍자 삽화와 달리 구치소에서 국무회의는 당연히 불가능한 일이고 풍자일 뿐이다. 거물급 수감자들이 한 방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한 데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순실은 서울남부구치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삽화를 그린 이는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범석(46)씨로 확인됐다. 그는 5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을 비롯해 장·차관급 인사들이 줄줄이 수감되는 현실을 꼬집기 위해 삽화로 그렸다"고 말했다.

국정농단 사태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풍자 그림. [삽화 김범석]

국정농단 사태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풍자 그림. [삽화 김범석]

김씨의 실력은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전공은 토목공학이다. 삽화는 독학으로, 취미로 그렸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의혹 보도 이후 그가 그린 삽화는 일본 요미우리TV에서도 다뤘다. 세월호 수색·수습작업에 참여했던 고 김관홍 잠수사의 죽음을 안타깝게 생각해 그린 삽화도 언론에 소개됐다. 최근 세월호가 인양될 때 양 손으로 세월호를 보듬은 김씨의 그림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인양 중인 세월호를 손으로 보듬고 있는 그림. [삽화 김범석]

인양 중인 세월호를 손으로 보듬고 있는 그림. [삽화 김범석]

김씨의 별명은 ‘찌질이(@zziziree)’다. 찌질이는 흔히 외형이나 됨됨이가 추한 사람을 일컫는데 그는 찌질이에 평등이라는 의미를 따로 붙였다고 한다.  그는 “겸손의 의미도 있고, 모든 사람은 찌질이라는 평등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사회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풍자 삽화 그리기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구치소 앞 모습. [중앙일보DB]

최근 서울구치소 앞 모습. [중앙일보DB]

한편 구치소는 미결수(未決囚)들이 구금돼 있는 곳이다.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는 이런 서울구치소를 ‘의왕대학원’이라고 표현했다. 전신은 서울 서대문에 있던 경성감옥이다. 1908년 7월 문을 열었고, 87년 서울의 도시 팽창으로 서대문 서울구치소는 현재의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으로 이전했다. 의왕=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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