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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터널 위 펜스 설치로 멧돼지 도심 출몰 줄였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신영동 주택가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경찰관과 소방관 40여 명이 출동해 약 2시간 만에 포획했다.  [사진제공=종로소방서]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신영동 주택가에 나타난 야생 멧돼지. 경찰관과 소방관 40여 명이 출동해 약 2시간 만에 포획했다. [사진제공=종로소방서]

지난 2일 새벽 서울 광화문에는 암컷 멧돼지가 출몰, 택시와 충돌해 '로드킬'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초에는 은평구 은평뉴타운 내에 멧돼지가 출현해 출동한 경찰과 엽사에 의해 사살될 때까지 10여 분 동안 소란이 벌어졌다.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에 출현한 멧돼지의 이동경로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에 출현한 멧돼지의 이동경로

멧돼지의 서울 도심 출몰이 잦아지고, 시민들의 우려도 커지자 환경부와 서울시 등이 포획틀과 펜스 설치 등 대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5일 서울시와 경기도,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함께 최근 멧돼지의 도심 출현이 잦았던 북한산 일대를 대상으로 지난해 3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멧돼지는 산으로! 시범 프로젝트'의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시범 프로젝트는 지난해 3월 15일 시작했으며, 환경부가 총괄 관리를 맡고 있다.

환경부 등은 지난해 실시한 시범사업에서 포획틀을 설치해 모두 107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했다.

또 구기터널 상부에 220m 규모의 철제 울타리(펜스)를 설치, 멧돼지가 도심으로 진입하는 것을 차단했다.

덕분에 이 지역 멧돼지 출현 빈도가 58%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설치 전 3개월 동안에는 월 12회 정도 출현했으나, 설치 후 6개월 동안에는 월 5회 정도로 줄었다는 것이다.

포획틀 안에 잡힌 멧돼지 [중앙포토]

포획틀 안에 잡힌 멧돼지 [중앙포토]

환경부는 이 같은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멧돼지 150마리 이상을 포획하고, 멧돼지 도심 출현 신고 건수도 최근 3년간 평균치인 316건보다 30% 이상 낮은 220건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올해 13억5000만 원의 예산을 서울시 등에 지원해 멧돼지 출현 빈도가 높은 주요 이동 경로에 펜스 4200m와 포획틀 18개, 포획장 5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포획장은 멧돼지 무리를 한꺼번에 유인한 뒤 포획할 수 있는 울타리 형태의 구조물이다.

펜스는 지난해 일부 설치된 구기터널 상부와 더불어 북악터널 상부에도 새로 설치된다.

환경부.서울.경기 '멧돼지는 산으로!' 사업 #펜스 덕분 해당 지역 도심 진입 58% 감소 #올해 펜스 4200m, 포획틀 23개 추가 설치

환경부는 이와 함께 멧돼지들이 도심 진출 원인으로 작용하는 음식물 쓰레기 투기나 야생 열매 채취 등을 금지하고, 등산객들에게 야간 산행 자제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방침이다.

환경부 박천규 자연보전국장은 "시민들도 등산할 때 샛길 출입을 자제하는 등 사람과 멧돼지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며 "멧돼지를 만난 경우에는 환경부에서 배포한 '상황별 행동요령'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멧돼지 발견 시 상황별 행동요령' 안내집은 환경부 누리집(www.me.go.kr)이나 국립공원관리공단 누리집(www.knps.or.kr) 자료실에서 받아볼 수 있고, 북한산국립공원 사무소나 탐방 지원센터에서도 관련 책자를 받을 수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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