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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도 마이너행, 하지만 희망은 있다

중앙일보

입력

황재균

황재균

결국 황재균(30·샌프란시스코)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1일(한국시간) AT&T파크에서 열리는 오클랜드전을 앞두고 25인의 개막 로스터를 발표했다. 황재균은 예상대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산하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개막을 맞이한다.

황재균은 시범경기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25경기에서 타율 0.356·5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팀내 타율, 타점 1위였다. 주로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하면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뛰어난 적응력도 보였다. 평소에도 영어 공부를 하며 미국 진출을 준비했던 그는 샌프란시스코 선수들이 캠프 첫 참가 선수에게 주는 '바니 뉴전트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도 수시로 황재균을 불러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빅리그의 높은 벽은 뚫지 못했다.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스와 백업 코너 길라스피가 여전한 기량을 보였다. 최근 6시즌 동안 3번이나 우승한 팀 답게 선수층이 탄탄하다. 고든 베컴, 애런 힐 등 베테랑 야수들과의 경쟁에선 승리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주로 3루수로 뛰었던 수비 문제가 결국 발목을 붙잡았다. 황재균이 빅리그에 돌아오려면 1루수와 좌익수 등 다양한 위치에서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다행히 황재균은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갖고 있다. 부족한 건 경험 뿐이다.

황재균의 정신 무장도 단단하다. FA 자격을 얻은 그는 거액을 포기하고 보장금액 150만 달러(약 16억원)에 계약했다. 다양한 포지션에도 스스로 적응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너리그에서 황재균에게 여러 포지션을 맡기면서 경쟁력을 지켜볼 계획이다. 남은 건 황재균 자신의 몫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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