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반성···"만들면 뭐하나, 사는 사람도 없는데"

중앙일보

입력 2017.04.01 12:00

업데이트 2017.04.01 16:36

저는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hina Europe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 CEIBS) 교수인 쉬샤오녠입니다.  

쉬샤오녠 교수 [출처: 바이두]

쉬샤오녠 교수 [출처: 바이두]

저는 중국의 공급과잉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혁신차이나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2위이고, 제조업에서는 상당 부분이 세계 1위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만들면 뭐합니까? 상품을 사겠다는 곳이 없습니다. 생산 능력은 이미 과잉 상태이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있습니다. 철, 석탄, 시멘트 등 건축 자재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2009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기업 투자가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기초 산업(basic industry)에 대한 투자를 늘렸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기초 산업조차 투자 과잉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GDP 대비 투자 비율은 세계 1위입니다. 지금과 같은 투자 과잉 상태에서 중국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과잉 생산 능력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생산은 국내의 구매력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즉, 국민이 살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만들어서 재고가 쌓이고 있다는 이야기지요.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내수가 생산 능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수입 배분의 불균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과거 10년간 국민소득의 배분은 일반 개인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부와 기업만이 많은 돈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은 소비 여력이 충분하지 않게 된 것이지요. 국가는 부자인데 국민은 가난한 상태가 된 겁니다.  

중국에서 정부 수입이 국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12%에서 2011년 32%까지 상승했습니다. 기타 예산 외 수입 등 포함되지 않은 것까지 고려하면 비중이 더 크겠죠. 과거 10년간 중국에는 국진민퇴(?進民退, 국유 부문의 비중 확대가 민간 부문의 비중 축소로 이어짐)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정부 관리들은 이러한 현상을 부인해왔지만, 정부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이미 1980년대의 계획경제 시대로 돌아온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과거 미국은 어떻게 했나요? 채무를 줄이고 구조조정을 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10년 동안 구조조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직까지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유연한 시장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에서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찾았습니다. 다음이 그런 사례입니다.

실리콘밸리 등에서 혁신 기업을 키우며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셰일 가스처럼 채굴 비용이 기존 에너지보다 30% 이상 낮은 에너지를 개발했다.

미국 내로 제조업을 재유치(리쇼어링, reshoring, 오바마 정부 들어 미국을 다시 제조업 기반으로 만들려는 노력)해서 새로운 투자와 소비의 사이클을 만들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은 정부 계획의 결과가 아니고 정부를 통해 실현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혁신은 시장 내의 경쟁에 의해 형성됩니다. 중국이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도 이와 같아야 합니다. 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시장에 대한 정부 통제를 멈추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자연스럽게 등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장, 그리고 국민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저는 결론적으로 중국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 정리해보겠습니다. 그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됩니다.

1. 시장화를 진행하고 산업을 재조직한다. 즉, 기업 간 인수 합병으로 과잉 생산을 없앤다.  

2. 산업 집중도와 기업의 수익률을 높인다. 이는 기업 생존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통적인 기업을 새로운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3. 국유 기업의 인수 합병은 장려하지 말라. 국유 기업은 수익과 원가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규모의 경제와 일자리 늘리기만을 추구하고 있어 비효율적이다.  

4. 통신, 금융, 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산업에 실질적인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라.  

5. 경쟁이 치열한 산업에 속한 국유 기업을 정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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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샤오녠=1953년생.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신이다.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경제학과 및 금융학과 교수를 지내고 있다. 유럽연합과 중국이 함께 세운 경영대학원인 CEIBS는 1994년 설립된 이래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 경영대학원 순위에 매년 오르고 있다.

[출처: 바이두]

[출처: 바이두]

쉬샤오녠은 1975년 시안(西安) 교통대학을 졸업했고, 전기전자과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81년 중국 인민대학교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링과 경제학을 연계한 산업공학 분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1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앰허스트 대학에서 조교수 생활을 했다. 그는 메릴린치 증권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세계은행 고문을 역임한 바 있다. 2009년 미국 <비즈니스 위크>는 그를 ‘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정했다. 리커창 총리의 경제좌담회에 참석할 정도로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인 쉬샤오녠은 “개혁은 인센티브 시스템을 개선해 사회의 총생산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개혁의 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계층을 없앨 수 있을 때 성공한다”고 주장했다.  

차이나랩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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